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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맨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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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3회 작성일 22-04-21 00:26

본문

살라맨더 




살라맨더는 나비보다 가볍다유채꽃 송이에 올라갈 정도다. 꽃술이 기울어지지 않으면 비단실 한 가닥을 꼬아 등뼈가 내 손가락 사이에 접히고 바늘이 꽂힌 노란 눈동자에 좌우대칭으로 내 지문이 찍히고 후두둑 듣는 빗방울이 그것의 혀를 때리면 청록빛 고운 비늘이 싸늘해진다

 

선인장 가시 사이를 재재바르게 

지나가는 햇빛이 청록빛 즙 안에서 버둥거린다. 나는 목 잘린 선인장들이 


여기저기 솟아 있는 거대한 사막을 화분 안에 옮겨 놓았다. 나는 더러운 유리창이 내다보이는 

쇼윈도우 안에 혼자 서 


있었다. 쇼윈도우 안에서 에어컨이 흘려내는 

석양빛이 공기 속으로 번져


나갔다. 구덩이들로 가득한 모래밭 위에서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힌 화강암 속 거미줄.

점과 선으로 해체된 살라맨더가 


거기 걸려 버둥거리고 있었다. 여자가 내 고막 속으로 들어와 

천천히 


내 뼈의 굴곡을 따라 움직이는 


달팽이를 핥는다. 그녀의 혀가 움직이는 동작은 

내 모국어가 아니다. 그것은 썩은 향기 떠도는 콩고


의 밀림으로부터 온다.    

 

여자가 발을 헛디뎌 첨벙  

흩어지는 물살 튀기며  

보트는 부서지고 떠다니는 판자조각 사이로 

살라맨더는 석화된 

여자의 익사체를 뜯어먹는다 

나는 손톱 속까지 썩어가는 붓을 들고 팔다리가 

뭉뜩하게 잘려나간 거울 속을 들여다보았다. 이 붓으로 사각형의 상자 안에 

어떤 고통을 가둘까. 

살라맨더가 내 발치에서 흔들린다.

내 거울 속에서 색채들이 몸부림친다. 살라맨더의 그 샛노란 눈동자만이 

처음부터 시종일관 정지해 있을 뿐이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5-01 09:20:5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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