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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09회 작성일 22-05-20 01:06

본문

 


산길을 걷다가 바람에 

휘몰아치는 산갈대 속을 걷다가 쏟아지는 

햇빛 속에서 마음을 잃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 

에메랄드빛 매끄러운 허공을 걷고 있었다.

수면은 투명했으며 배는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다. 


내 오후는 곧지 못하고 흙길은 서서히 비탈길로 이어져 

저 멀리 산 아래 시인들이 살아가는 작은 집들 

엎드려 후박나무와 늘어진 등나무 넝쿨 플라타너스 아래 숨어 있었다. 


그때였다. 

아주 작은 뱀 하나가 

검은 물감과 흰 물감이 조화롭게 섞이지 못한

불협화음을 달구어진 등 위에 얹고서 

날 향해 기어오고 있었다. 


뱀은 날 노려보고 있었다. 흙 위에 나뒹구는

이슬방울처럼 내 폐는 금새

찢어질 듯 아파왔다. 거울처럼 차가운 수면 아래로

누가 손을 넣었다가 물을 탁 하고 튀기는 것이었다. 

파문. 

뱀 한 마리가 

고원지대 외로운 산길을 기어 


죽음 속으로 향하고 있었다. 뱀은 저 푸른 하늘이 어리는

자신의 표정 속을 향해 기어가고 있었다. 

내 곁에서 

혈관이 끊긴 손목을 자연스레 흔들며 

걸어가는 사람이 있었다. 동공에 박힌 부용꽃이 시들어 가는

스물네살. 후박나무 

청록빛 수액이 

그의 혈관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으리라. 


뱀은 반투명한 껍질 하나만 남기고

내 유년 속으로 사라져 갔다. 나는 다시 

산길 위에 혼자 남았다. 샛노란 

산유화 한 송이가 파랗게 질려 

샐러맨더의 비늘이 묻어 있을 뿐이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5-21 08:09:08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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