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비[哭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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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비[哭婢]
썩어 문드러질 세상 곡비짓이라도 해야 주린 배 채울 수 있지
썩어 문드러질 년아 빨리 울어라
엄니 안 나오는 울음을 어찌 울라고 하는 교
이년아 세상은 울어야 먹을 것을 준다 어여 울어라
할매가 울었고 엄니가 울었고 내가 울어야 한다니
꽉 쥐어짜보아도 울음통은 딱 딱해서 부드러워 질 기미가 없는 세상
발가벗겨져 시내 한복판에 세워놓은 나의 울음은
눈물 한 방울 만들지 못해 바라보는 사람들의 손짓에 웃고만 있으니
참 뻔뻔한 나의 곡비는 비빌 언덕하나 없네
배고픈데 체면 따위가 무슨 소용있으리요
살아가는데 조건들을 일일이 따지며 어찌 살것이요
사장집 문상 갔으면 사장 눈치봐가며 하는 곡비짓
일 년에 몇 번인지 모르는 그 짓
망자와 서로 죽음의 초면에서 나누는 서로의 명암같은 것
그려 잘가시유 잘가유
당신에게 유감없지만 헛 울음 하려고 하니 좀 그 시기 해부러요
살면서 세상의 곡비 속에 곡비가 마음의 울음을 토해
자신이 죽이고 버려버렸던 시간에게 울어야하지 않겠소
그 곡비의 딸년이 세상에 나가서 울음의 뜻을 알게해야 하지 않겠소
사방을 둘러보면 온통 곡비들이 울음 꼭지 틀어놓고 있지않소
아이고 아이고가 아나라 그리워 그리워하는 울음으로 말이요
들어오는 조의금만 챙기지 말고
눈물 한 방울이라도 챙겨서 울어야 하지 않겠소
장단에 맞추지 말고 자신의 곡비을 찾아
곡비에게 그 울움을 전해야 하지 않겠소
우는데 체면 따져가며 울겠소
울고 싶을 때 그냥 울어보세요
나는 울라요 배가 엄청 고프니
울어서 그리워하는 현재 허기져서 비틀거리는 나의
세상에 한 숟가락이라도 뽀얀 쌀밥 놓아주지 않을까 해서
울고 또 울고 말라요 내일또 울고 모래도 울고
그렇게 울다가 난 곡비가 될라요
(명사
[
댓글목록
시쓰는농부님의 댓글

초보운전님, 가슴이 먹먹하네요. 배기완님의 못비나리가 연상되는 시, 잘 감상했습니다.
초보운전대리님의 댓글

지금 이시대에 서민들은 누구나 곡비이지요 힘들어서 울고 아프다고 울고 울어봐야 울움소리로 그치고 말자만 그래도 울어나 봐야 하기에 오늘도 묵묵히 울면서 하루를 이겨내고 있는 것이겠지요 다같이 힘내어 울어봅시다 그 울움이 좋은 화음되어 시린가슴 따스해지독 모든 문우님 화이팅
오영록님의 댓글

흠~~이시 참 좋네요..// 물질만능의 시대에 곡비~~흠시제부터 마음에 쏙 드네요..
잘 감상하였습니다.// 역시 펜끝이 날카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