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4 )지금은 눈사람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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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눈사람인 시간
눈사람이 되고 싶다. 벙어리장갑을 꺼내 낀다. 인터넷으로 날아다니는 양탄자를 임대한다. 메스를 챙긴다. 양탄자에 올라타 수용소로 간다. 가두어 놓았던 회색구름을 끌고 와 배를 가른다. 울컥울컥 솟아오르는 흰 피, 쏟아버린다. 비다. 내장을 꺼내 잘게, 잘게 토막 친다. 흩뿌린다. 하얗다. 온통 하얗다. 하양위에 하양.
하양을 굴린다. 길 끝에 서 있는 사람. 처음 보는, 아이 혹은? 내 손이 사람을 만들었다면 아마, 만드는 것마다 나를 닮았다. 나는 몇 사람을 죽인다. 죽인다는 게 의외로 쉽다. 홀로 남겨진
눈사람이 숨을 쉬지 않는다. 인공호흡을 해도 시그널은 수평선을 긋는다. 배를 가른다. 하얗다. 하얀 피, 하얀 살, 하얀 뼈, 하얀 심장, 하얗다. 하얗다. 하얗다. 마음은, 마음이 있을까?
마음은 동그랗게 도려내 감춘다. 지금은 눈사람이 아니라서 눈사람이 되는 시간. 내 몸에 흐르는 피를 흰 피로 갈아 넣는다. 발자국을 지운다
댓글목록
李진환님의 댓글

비울 수 있다면 흰 눈처럼 속 다 들어내고
붉은 피 흰 피가 되도록,
꿈일지라도 가보고 싶은 경지가 아닐는지.
낼 봅시다.
香湖님의 댓글의 댓글

댓글까지 어쩐일이래
아무튼 고맙소이다
이종원님의 댓글

하얗다 하얗다 하양!!!!!
인공호흡을 해준다고요???? 아니 사양할랍니다
그러나 눈사람이 되는 시간이라고 하니 저도 한번 따라 할랍니다
저도 내일 뵙겠습니다. 형님!!
香湖님의 댓글의 댓글

심장 맛사지만 할께요
아직 한번도 써먹어 보지는 않았지만
잘하면 갈비 두세 대 분질러져야 할건데ㅎㅎ
박커스님의 댓글

저 또한 흰 피로 갈아 넣고 싶은 충동이 듭니다,,,,^^
香湖님의 댓글의 댓글

아스세요
쉬운일이 아니랍니다
그냥 그대로 사세요
내일 손이라도 잡아 볼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