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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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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어느청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6회 작성일 21-01-2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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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금지


  저수지 하나가 저도 춥다고 산을 돌돌 말아 목도리를 찼다
  옆 마을과는 사이가 좋지 않은지 조금 떨어져 있었고
  일방통행 차도는 둘 사이를 달래주려고 인도도 내지 않은 채로 낑낑 이어져 전전긍긍이다

  사실 얼마 전엔 해와도 다퉜던 모양이라 얼음으로 가면을 만들었다
  가끔 해도 몸을 담그고 송사리도 잡고
  잡은 송사리는 매운탕을 하기엔 너무 작겠거니 하며 다시 놓아주었다가 했을 터인데

  저수지는 마음속에 돌이나 물풀이나 모래나 송사리나 물방개나 그물이나 어쩌면 여름이 벗어두고 간 너덜너덜한 슬리퍼 같은
  그러한 소중한 것들을 품어주어야 하기에
  가끔 예민해질지도 모른다

  온탕에 5분만 담가두어도 “으어”하며 이해될 일들이 있다
  베개에 10분만 뉘어도 왈칵 별똥별을 쏟아낼 만큼 알아줄 수 있는 분노들이 있다
  지나고 보면 다 소중하기에 그런 것들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가끔 돌멩이를 무더기로 맞거나 던질지도 모르나
  던져본 사람은 안다
  누구에게나 몰래몰래 수영하다가 폭삭 젖은 채로 다퉈보기도 하고 싶은 저수지 하나쯤 있다

  가끔 예민해지면 금지하고 싶은 부끄러운 마음 하나쯤 일을 터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1-01-26 12:31:05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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