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발목이 시리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세상의 모든 발목이 시리다
바람 아래 누운 계절
눈썹 서걱대고
가랑잎이 바스락거리는 시간
그늘의 사선들이 서로에게 다가가며
선분을 잇고 있다.
종이로 지은 집의 거주자들
바람의 계고장에 흔들리는 눈빛 훅 불어 끈다.
누군가에게 계절은
겨울에서 겨울로 넘어 갈 뿐,
국경을 넘는 피난민들이 죽음에서
주검으로 이주하는 쓸쓸한 여행을 하듯이
차가운 곳에서 조금 내부로 들어갈 뿐,
거리에서 햇빛은 조롱하듯 눈부시고
사념은 옷 한 벌 얻어 껴입는다.
문득
길거리 양말장수처럼
세상의 모든 발목이 시리다
라고 써 보는 오후
벌거벗은 詩가 가난하다.
추천0
댓글목록
허영숙님의 댓글

세상의 모든 발목이 시린 계절이 오는 것 같습니다
사유 깊은 좋은 시를 많이 쓰시네요
앞으로도 좋은 시 많이 보여주세요
그믐밤님의 댓글

어휴 졸렬한 시를 칭찬해 주시고 ㅎ 고맙습니다.
시를 쓰는 순간 오직 저 자신이 진실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말씀 격려삼아 간직하겠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