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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8> 죽었느냐 살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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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van beethove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17회 작성일 15-11-12 09:09

본문

<이미지 8>

죽었느냐 살았느냐

 

 

삶의 이력은 살아서는 기록되는 것이 아니다.

죽어서도 삶으로 기록되는 것이다.

 

거대한 뼈대 위에

삶의 살갗을 입히는 이끼들이

지난날의 여정을 푸른 공생으로 더듬는다.

뼛골에 남은

전생의 골수를

이승의 실뿌리들이 촉수를 박아 되살린다.

 

살아 천 년 해마다

제 몸의 잎을 칼질하던

매정한 뿌리의 고행은 이제 끝났다.

사 死의 경계면에

어느 생을 빌어

죽어 천 년 늘 푸른 삶을 산다.

 

저것은 죽었느냐?

살았느냐?

정지해버린 시간을 재는 시계가

생사 중첩의 층계를 허물고

골수에 꽂은 시침의 적막으로 묻는다.

 

핏빛 수의로 곱게 치장한 낙엽이

바람을 등에 업고 저승길을 가다가

가을비 권유로 잠시 머물렀다.

 

해답을 찾으려는 듯

이리저리 더듬으며 붉은 성묘를 한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1-16 15:22:06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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