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3> 목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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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을 함부로 베어다 눈물에 섞었다
절도 행위다
파도의 파랑을 불러 내 노여움 편에 세웠다
해적 질이다
산 구름을 죽이고 부고장을 돌렸으니 구름에게도 빚을 갚아야 한다
꽃도 나를 증오할 것이다 실패했지만,
나는 꽃의 심장을 꺼내 피 채 삼키려고 한 적도 있다
어디 그뿐인가 악행은 더 있다
어린 별들을 유괴해 내 가슴에 팔아 넘기기도 했다
바람에게도 참회해야 한다
불어라 불어 이 통증을 씻어가라 나는 바람을 고문하였다
분노의 밑바닥을 헹구었으니 술에게도 진 빚이 많다
사람이 그리워 소름 돋던 날 하루치 사랑을 훔친 그 붉은 유곽에도 언젠가는 들러야 한다
마음이 부추긴 온갖 죄의 목록들이
석가탑 훌쩍 넘어 하늘 접경 바벨탑처럼 높디 높다
해 아래 이런 악질 채무자가 어디 있으랴
무릎 꿇어 참회할 일 태산이건만
생의 그림자는 동으로 길이를 더해간다
탕감은 없다 추궁은 예정되어 있다
더, 조금만 더 속죄의 길을 걸어 가는 수밖에
내 영혼이 숨쉬는 동안
조금만 더 양지쪽으로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대단하십니다
온통 죄의 목록으로 바벨탑을 쌓으셨군요
은근히 고고한 시탑으로 비치는군요
매우 양심적인, ㅎㅎ
근데, 읽히기 나름이겠지만 제목이 좀?
'죄인~' 또는 '속죄~' 등등
참고하소서!
감사합니다, 좋은 시!
윤희승님의 댓글의 댓글

격려말씀 감사히 받습니다 김시인님
제목도 바꿔 걸어봅니다
문운창대하시기 바랍니다
고현로님의 댓글

잘 읽었습니다.^^
건필을 기원합니다.^^
윤희승님의 댓글의 댓글

늘 좋은 작품을 빚으시는 고시인님, 감사 인사 올립니다
하시는 일과 건강에 대박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