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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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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246회 작성일 22-03-21 16:21

본문


늦었다 



                      ​종이비누



바람에 초록 나뭇잎들이 흔들리는

모습 바라보다

세상이 흔들리는거야 끄덕였다

자주 그림자를 씻어 걸어두었다

숨소리조차 없이

나뭇잎들이 멈추어 있을 때 정말

세상은 움직이지 않는 거야

소리 질렀다

발자국들이 일제히 방향이 되었다

생전 처음

아무에게도 배우지 않은 말로


늙었다

가 자꾸 늦었다로 박혀왔다

몸을 부려 마음의 촉광을 뽐내던 버릇

그게 버려질 버릇인 줄

못된 습관인 줄


버리고 휴지 같아 다시

줍는다


질기고 억센 말 하나

키워 보자고

시간과 타인에도 결코 지치지 않는


그러나

늦었다가 자꾸 늙었다로 읽히는

저 어두운 칸


한사코 슬픔으로만 내달리는

흰 조각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3-26 12:07:17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제나 삶을 관조하는 차분한 어조가 내 맘을 뒤흔드는 종이비누님,
정말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향기 있는 저녁이 되고 있습니다.

종이비누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에구..ㅎㅎ 너무 감사드립니다
너덜길님
확실히 마음도 몸따라서 시들어가는걸
느끼고 있습니다..ㅎㅎ
건강하십시요...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늙었다가 자꾸 늦았다라는 말 참 공감이 가네요.
시인님 시를 감상할 때 마다 참 부드럽게 잘 빚으셔서
감상하는 내내 마음이 행복해 집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종이비누 시인님.

종이비누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네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장희 시인님
정말 오래 살아남을 글 하나 써보고 싶지만..
ㅎㅎ 너무 늦어버렸나 싶습니다,,

건강하십시요..

하늘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늦어서 늙고
늙어서 익으면 우리 인가요
어두운 칸 한켠에도 뭇별이 달린 창 하나 내고
우리 함께 건배 할까요
더 늦기전에요

좋은 시 몇번이고 눈에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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