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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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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水草김준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858회 작성일 15-07-2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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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애

기러기 가는 길에
별 하나 별둘 등불을 켜고
반쯤 구름에 얼굴가린 부끄러운 달은
영락없는 순애 닮았다
 
야- 이놈
하늘을 쏘아대는 곰방대가 하도 무서워
뒷동산 바위 뒤에 몰래 숨어서
꽃반지 신랑신부 사랑이 익고
눈치 빠른 삽살개는 멀찍이서 망을 보았다
 
순애가 열아홉 되는 봄
그날따라 소쩍새는
무순사연 그리도 울고
부잣집 털 복숭이 소장수가 하도 싫다고
나와 이별을 훌쩍이며
끝내 서울 가는 안행열차에 몸을 실었다

순애 없는 오솔길 그리울 때 마다
힘겨워 산모퉁이 지나는 기적소리에
그 해가 다 가도록 기다렸었다

-요즘 부러운 시들을 보면 올려봅니다
끝내 버리지 못할 제 옷의 색깔이기에-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7-24 17:02:09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3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목과 시가 서로 절묘하게 어울립니다.
순하고 짠한 사랑이 이러할 것인데 마음 깊은 곳에 둔 너럭바위에다 새겨두지 않으면 안될 장면인 것 같습니다.
오래전 치명적 잔상으로 남아 오래 마음 속을 맴도는 순애
참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사랑 같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아름다운 시라 아래 교정을 좀 보았습니다.


순애

    水草김준성


기러기 가는 길에
별 하나 별 둘 등불을 켜고
반쯤 구름에 얼굴 가린 부끄러운 달은
영락없이 순애 닮았다

야- 이놈
하늘을 쏘아대는 곰방대가 하도 무서워
뒷동산 바위 뒤에 몰래 숨어서
꽃반지 신랑 신부 사랑이 익고
눈치 빠른 삽살개는 멀찍이서 망을 보았다

순애가 열아홉 되던 봄
그날따라 소쩍새는
무슨 사연 그리도 울고
부잣집 털북숭이 소장수가 하도 싫다고
나와 이별을 훌쩍이며
끝내 서울 가는 완행열차에 몸을 실었다

순애 없는 오솔길 그리울 때마다
힘겨워 산모퉁이 지나는 기적소리에
그해가 다 가도록 기다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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