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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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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봄뜰12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55회 작성일 15-07-27 00:11

본문

고추잠자리

 

멍석에 널린 고추에 앉았다가

날개까지 빨갛게 물든 고추잠자리

푸른 하늘에 걸린 빨랫줄에 앉아

눈뜨고 묵언수행중이다

큰 눈에 동그란 하늘이 빛나고

꼬리 끝이 단전처럼 조용히 실룩거린다

 

이른 저녁 들판 길 위에

낮은 노을이 비행편대의 투명한 날개를

반짝이며 무지개빛으로 지나면

마른 바람 속 고추잠자리들이 고도를 낮추고

눈감아 흔들리는 코스모스의 추억에 불을 붙이려

채 시작하지도 않은 비스듬한 가을을 붉게 맴돌고 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7-28 10:15:12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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