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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전 월세방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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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0회 작성일 20-12-03 07:26

본문

겨울 전 월세방 구합니다

 

가을이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그랬지만 몸 누일 방 한 칸 마련하지 못하였습니다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일 때는

온 들판과 산을 발아래 두고 달렸습니다

정신없이 가을을 사는 동안에도

내일이라는 뒷모습 보여 줄 것 같았기에

찬 바람 가끔 불어와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햇살에 가을이 조금씩 부서져 나갈 때

지녔던 붉음도 어느새 사라졌네요

내가 살았던 가을이

겨울이라는 힘 아래로 들어가고 말았지요

그렇게 가을을 잊어야 했습니다

가을이 몸 누일 곳은 겨울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초겨울 근처 월세방라도 기웃거려 보면

전세라는 중순쯤의 겨울이 무섭게

가슴을 치고 지나가네요

몸 누일 곳 있는 계절은 걱정이 없겠지만

엄동설한 구석에서 노숙해야 하는

가을 그림자는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 가을에 겨울에 방 한 칸 마련할 수 있었을까

수시로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고 날아가고

가지치기에 당한 상처 아물게 하려고

라는 변명 아닌 변명으로 겨울이 춥네요

오늘은 어디에서 추위를 녹이며 잠을 잘 수 있을지

나에게 방 한 칸만 전·월세로 주세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2-07 16:35:10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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