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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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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785회 작성일 20-12-25 10:32

본문

밤바다에서



소년의 이름은 시원(始原)이라 했다. 소년은 밤마다 양귀비 꽃잎을 씹었다. 소년의 집 텅 빈 마당에서는 자작나무 흰 뼈가 

매일밤 조금씩 자라났다. 소년의 이름은 


아무도 몰랐다소년은 

밤하늘에 어머니를 표본처럼 못박아 놓았다. 밤하늘에는 소년의 친구도 강아지도 텃밭에 가꾸던 배추잎도 풍뎅이와 지렁이도 못박혔다. 혈관을 잡아뜯고 콩콩 뛰는 심장은 절개된 배 안에서 끄집어내놓았다. 그들은 창백해지지 않고 생생한 빛깔 꿈틀리는 표정 몸부림

같은 것들을 지상으로 풍겨왔다. 투명한 고통은 싸락눈같기도 하고 스산한 별빛같기도 한 질감으로 밤하늘로부터 나려 

소년의 망막 위로 떨어졌다. 


밤이면 하늘로부터 긴 더듬이같은 것이 뻗어 바다로 내려왔다. 소년의 어머니는 곤충인지도 몰랐다. 은하수도 거기 있었다. 시원은 저렇게 많은 것들을 내 사랑한 적 있었나 생각했다.

 

그러면 시원은 검은 산등성이를 올랐다. 밤하늘에 못박힌 어머니도 친구도 강아지도 텃밭에 가꾸던 배추잎도 풍뎅이와 지렁이도 손에 닿을 듯 가까워졌다.

 

까마득한 하늘로부터 어머니가 바다로 뛰어들었다. 친구가 바다로 뛰어들었다. 강아지도 텃밭에 가꾸던 배추잎도 풍뎅이와 지렁이도 바다에 뛰어들었다. 은하수도 바다에 뛰어들었다. 벽돌담과 높은 굴뚝과 작은 항아리 안에 조용히 들어있던 달 그림자, 등굽은 새우들이 바다에 뛰어들었다.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바다속에서 어머니도 친구도 강아지도 텃밭에 가꾸던 배추잎도 풍뎅이와 지렁이도 갖가지 형태와 생동하는 저마다의 빛깔 묘한 동작들과 생생한 표정 저마다의 고통으로 헤엄쳐다니는 것이었다. 그들은 깊어졌다가 가벼워졌다가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가 황홀 속에 떨리다가 하면서 바닷속에서 번쩍번쩍 헤엄쳐다녔다.

 

시원은 배를 저어 밤바다로 나갔다. 밤바다에는 물결 하나 없었다. 노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마치 멀리서부터 들려오듯 낯설었다. 노 아래 검은 물살이 예리한 빛에 베이고 있었다. 끼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별들의 망막이 베이고 있었다. 뜨거운 물살 아래에서는 은하수가 거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2-29 11:12:5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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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미상님의 댓글

profile_image 미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도 예수 처럼 십자가에 못박힌 인생을 사는지 모릅니다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
최우수작에 오른 점은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독자가 되겠습니다
내년에도 문운이 크게 열리고 시향이 널리 퍼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profile_image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코렐리님, 다시 한 번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어느 여름 무인도에서 들여다 보던 밤 바다가 생각 나는군요.
독자의 시선이 시원이라 명명된 소년에게 머물도록 하셨네요.
소년을 통해 들여다 본 밤 바다가 참 아름답습니다.
잠시 곁에 앉아 젖었다갑니다. 고맙습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별 것 없는 글인데, 선자께서 잘 보아주신 것 같습니다.
무인도에서 바라본 밤바다라니 눈앞에 광경이 그려지네요. 참 아름다왔을 것 같습니다.
석류꽃님 시 잘 읽고 있습니다. 시가 나날이 품격을 갖추어가는 모습 훌륭하십니다.

날건달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이 신과의 연결 통로라고 가정한다면  시인이 본 밤바다는 시인이 맺은 인연의 통로로 느껴지는군요. 인연의 고리에는 넘치는 기쁨과 담을 수 없는 고통이 따르는 법인데... 잘 감상하였습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친구 중에 고흥에서 온 섬소년이 있는데, 그 친구가 해 준 이야기를 시로 적어보았습니다.
밤에 남산 전망대에 올라 도시의 불빛이 발 아래 가득 깔린 것을 보았는데, 그 친구가 해 준 밤낚시 경험이 떠오르더군요.

작은미늘barb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코렐리님! 제가 시원 좋아하는거 어떻게 아셨는지...
시가 꼭 제 얘기 같습니다.
눈앞에는 늘 섬하나와 굴레가 있습니다.
저는 등대소년이랍니다.
등대를 어슬렁거리면 걸음마다 바람이 온기를 자릅니다.
섬 앞에서 말없는 낚시대 앞에서 시린 손 불어가며
시 하나를 붙잡습니다.
달이 머리뒤로 가버린 시간 섬과 하얀 등대 사이로
코렐리님의 시를 들고 있습니다.
감사 합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친구 섬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예리하게 읽으시네요.
아마 제 친구 이야기를 시로 적었기에 그런 실감이 나왔나 봅니다.
작은미늘님은 등대소년이시군요. 어쩐지 시가 참 깨끗하시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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