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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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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58회 작성일 20-12-2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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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걸음

 




쾌변의 후감처럼 어느 날 나는 

나를 벗어 놓았지 

혹 묻는다면 말해줄게 

내속에 든 나는 나와 원만하지 못하여 

시시콜콜 치고받았는데 원인은 언제나 

열 가지 항목의 구별이었다네 

사실 나는 늘 왜 보다는 어떻게가 궁금했다네 

빛은 어떻게 빛이 되는 건가 

죄는 어떻게 죄로 태어나나 

아무것도 처음부터 그 이름을 가지고 오는 것은 

없었구나 

가끔씩 개운해지기도 하지만 

맞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절반 되는 거 

해서 

벗어놓은 내가 나를 바라보며 끄덕일 때 아니 아니 

고개 저을 때 

온몸에 소름 돋아 오르는 말초적 발견 

그거였지 

산다는 거 정말 절반이네 참 쉽네 이 기분 이 느낌 얻으면 

너덧번 잇대어진 삶인들 견디겠네 

살겠네 살아지겠네 


말하는 것들은 말하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것들은 말하네 


돌아오겠다 

썩지 않는 말 양팔에 묶고 아주 오래도록 

아직 나를 벗지 못하는 이들 굽어 보며 참을 수 있겠네 


멀겠지만 여하튼 

첫걸음이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1-01-05 13:22:30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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