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걸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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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43회 작성일 17-05-26 08:28본문
난, 걸레야!
난
구부려진 무릎으로
햇살이 단단하게 붙들고 있는
바닥에 모여든 어둠을 훔치고 있었지
아메리카노에 마른 빵을
발사믹 드레싱에 적셔 먹는
상류의 브런치 타임에
아이러니하게도 난 하류에서 미세먼지를 한 움큼 씹고 있는 거야
종일
이방 저방을 훔치고 훔치던
나의 관절이 무너지기 시작할 때
갓 떨어진 흉터 진 딱지로 버스러진 옆구리는
속살이 닳아 비명을 난발했어
빨면 빨수록 생기는 흙탕물로
흩어지던 비명을 뿌리로 박고
피어나는 연화의 붉은 입술로 하여금
죄가 많은 살을 뜨더귀 하고 싶었지
살갗을 파고들던
헐거워진 좌절은 오래가지 않았으므로
거실에서 신발장으로 던져지는 조등 뒤편
연의 꽃으로 우화 하고 싶었던 거야
그런데 말이지
사라진 줄 알았던 비명이
발바닥 밑에서 뭉개지고 있는 거야
젖은 날개에서 툭툭 떨어지는 비명은
주파수를 물고 온 물컹한 눈물로
밑바닥을 훔치고 훔치다
너덜거리던 누더기 같은 삶은
낡고 후줄근하게 현관문 밖 모서리로 밀려나
흉측한 몰골로 변했지
꺼림칙하게
훔치고
훔치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치 고통의 나락을 느끼듯이
삶의 밑바닥 어둠을 훔치는 힘든 여정이 부각 됩니다
고난을 이겨내며 살아가는,
훔치고 훔치는 반복되는 일상
누구나 그런 생활일 것 같습니다
좋은 시에 매료되었다 갑니다
건필을 빕니다.
육손님의 댓글
육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좋은 시 입니다.
시 언어도 정말 참신하고 세련 되고 훌륭합니다.
다만 ,
마지막에
아껴두시고 나중에 써 먹으시려는지
실망스럽게 결론을 지으셨네요.
암튼 습작 공간이니만큼 이 작품 잘 살리셔서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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