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나목이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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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1,396회 작성일 15-11-10 21:35본문
아직은 나목이 아니네
김영선
모처럼 꿈자리 좋아
울적한 뉴스를 전하는 앵커의 목소리도
낭창 하게 흘려 들리는 평온한 아침이었는데요
남자의 향기라는 휴대전화기 벨 소리가
덩달아 경쾌하게 울리기에 무심코 받았더니요
여보세요 하는 저쪽의 목소리가 귀로 들어오는가 싶더니
쿵, 하고 가슴으로 떨어집디다
나는 더 떨어질 것 없는 나목이 분명했지만요
쿵, 하고 떨어진 목소리가 하루 종일 발끝에서 징징대서요
애마한 가슴이 달래느라 애먹었는데요
별일도 다 있다고, 모이 고르는 비둘기처럼 궁시렁거렸더니만요
가만히 듣고 있던 이선생이
빈 가지에서는
아무것도 떨어질 수 없는 거라고 한마디 합디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1-16 11:37:16 창작시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하림님의 댓글
하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 떨구어 버린 빈 가지에 삭풍이 속삭이더이다
궁시렁 거리지 말고 짚단 한 묶음 감싸주라고...
나문재님의 댓글의 댓글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대로 두어도 내년에 다시 그 자리에서 잎이 나고 열매를 맺고 그러고 또 지고 그럴껄요,
정성껏 짚단을 묶어주면 한결 아늑한 겨울을 날까요, 나무들이.ㅎㅎ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평소의 생각이지만
시 역시 분명, 스토리(이야기)라는 거
다만, 그것이 지극히 축약縮約되었단 점
이건 산문散文쟁이들에겐 악몽 같은 것
- 예컨데, 두 시간짜리 영화가 단 2초로
압축된 거 같은
따라서 Story인 이상, 일차적으로 우선 흥미로워야 한다는 거
(그 내용이야 즐겁던 슬프던, 밝던 어둡던 간에)
요즘은 책장 하나만 넘겨도
닫혀버리는 閉門 같은 시들도 많은데..
간만에, <끝>이란 자막까지 보고 간다
계절을 아는 나무는 모든 옷을 벗어 버렸으나,
그 모두가 아직은 나를 벗어 버리지 못한
아련한 떨림..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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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영선 시인님,
나문재님의 댓글의 댓글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네들은 누구나 어쩌면 단 한번도 나목이지 못한채 갈지도 몰라요,
무엇이 걸려있어도 걸려있죠, 아마 부처도 나목이지 못하지 않았을까요ㅎㅎ
감상글이 더 깊으시네요ㅎ
늘,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선 시인님,
아녀요... 암 것두
* 암 것두는 아니고, 시가 참 좋았단 말씀
윤희승님의 댓글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직 젊디 젊은 처자께서 웬 이런 늙은 시제를 골라서 생고생 하심담 ㅎㅎ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평안하시기를..
달못님의 댓글
달못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는 날까지는 '쿵' 가슴으로 떨어지는 목소리는 있을 듯.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은 전화가 오면 목소리의 주인이나 내용을 모르고도 가슴이 술렁거리니까요.
이왕이면 기쁘고 반갑고 설레어서 '쿵' 떨어지기를 빌어보지만 사는 게.. 글쎄요, 딱 그럴 수 만은 없겠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