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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지오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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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5건 조회 1,795회 작성일 15-11-2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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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셔널지오그래픽




       표범이 거반 죽은 원숭이를 끌어 공중으로 옮긴다
       갓난 것도 등딱지에 붙어 묻어간다
       일용할 양식을 나뭇가지에 걸치자 한 땟거리도 안 되는 새끼가 속수무책,

       속수무책 나부낀다

       껑충껑충 뜀박질하는 영양을 찍어 누르자  
       부댓자루처럼 늘어진다
       새끼 표범들이 사냥감 놀이를 하다가 숨통을 꺾는다

       (역전은 없다, 초식이 짐승을 향한) 

       물떼새 날아오르자 북북 찢는 지오그래픽─

       몽롱한 정신을 들어 올리자 느닷없이 주먹이 날아온다
       칼등을 숫돌에 문대고 칼날을 손아귀에 쥔다
       죽은 원숭이가 나무를 건너뛰듯이
       사바나 닫히고

       (역전은 있다, 달비계 타고 내려온 풀먹이동물들이 향하는) 

        娑婆,

       바람 빠진 공처럼 늘어진 빈 젖을 빨러 필사적으로, 필사적으로 긴다
       사문死文을 깨물자 헛말이 고름처럼 입안에 터진다




    geographic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2-01 11:33:13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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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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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선 꿈을 위하여 5

        진이정



나는 빛과 피가 섞인 칸타타를 작곡했노라
차마 현실에게 물고문을 하진 못하겠어
난 성실하게 꿈을 꾸어왔지
우린 꿈과 같이 있기만 해도 스캔들이 났던 거야
혀도 코도 눈도 귀도 몸도 뜻도 없는 천국을 위하여
난 감각기관을 심청이처럼 봉양해 왔다
아버지, 난 모성애를 비판해 왔어요
내 단골 유곽은 화락천에 있다; 외상장부를 가져와 다오
비에 젖은 나뭇잎, 낙엽이 되기 전에 겉늙었노라
여름밤에 인생을 토해 버렸다, 나는 뭔가를 맛보긴 한 것이다
하하, 섹소폰의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어
난 모든 종류의 우상화에 반대하노라, 제석천의 우상화조차
오, 너의 유방을 밤새 주물렀더니 피로하네
내 친구들은 모두 서대문 형무소에 있다
나만이 명월관에 죽치고 있어
또 죽을 꾀를 내누나
사소한 이유로 사선을 넘어간 여자들처럼
내 청춘은 사라졌다, 지금 이 순간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삼바춤을 추며 쿠데타를 모의하고 싶다
남도의 바람을 마시며, 그녀를 생각했노라
나는 경전에 찌들어 있어
도시 게릴라전을 익히느라, 이십대를 보냈다
내가 수호해야 할 도시는 날 건달로 방치했다
한참을 나는 숨죽이고 있었다, 모든 게 현실이었다
민족반역자들이 출세한다, 나는 화장실에서 씩 웃었다
아름다운 시를 쓰고 싶어, 나는 추한 삶조차 마다하지 않는다
내가 숨 쉴 곳은 어디냐
나는 더 이상 젊은 시인이 아니로다
오랜만에 가로수에 몸을 기대고, 밥이 꺼지기를 기다렸다
가로수의 피부가 너무나 낯익어,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가로수는 내게 물었다; 왜 이제야 돌아왔느냐고
나는 몸이 다 망가졌기 때문에 돌아왔다고 했다
가로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느새 밥이 꺼졌다
내 인생도 꺼져 있었다
걔네들 이상해, 굶기 전까지 우유와 고기만 먹어왔다는 거야
나의 자비심은 이제 한계를 보인다
아버지, 저 아직 살아 있나이다
콥트 기독교도의 수도원에서 한철을 나고 싶어라
화석, 옛사랑의 화석, 내 발길에 채이네
가슴이 아파, 화석의 가슴에 마음을 비볐네
용감하게 돌진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인생은 토너먼트가 아니었다
차라리 고려 왕조가 계속 되었더라면
나는 무신이 되었을 터이다
나, 걸어가리라, 허망을 딛고, 낯선 인연 따라서
백과사전도 없이, 나는 지식인 노릇을 한다
나를 가르친 건 휘중당의 담쟁이 덩쿨이었다
나는 여태까지 참기만 해 왔어
그게 인생이란다; 개 같은
나의 무지와 무기력에 혐오를 느끼는 분들께,
나 변하지 않으렵니다



--------------------------------------------
유고시집『거꾸로 선 꿈을 위하여』(세계사,1994)

활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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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진이정



  시인이여,
  토씨 하나
  찾아 천지를 돈다

  시인이 먹는 밥, 비웃지 마라

  병이 나으면
  시인도 사라지리라



`

활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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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수의 소야곡
                       
        진이정



아버지를 이해할 것만 같은 밤,
남인수와 고복수의 팬이던 아버지는
내 사춘기의 송창식을 끝내 인정하지 않으셨다
그런 아버지를 이해할 것만 같은 밤,
나는 또 누구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일까
나부터 열린 마음으로 살고 싶었다
이 순간까지도 나는, 서태지와 아이들
그 알 수 없는 중얼거림을 즐기려고 애써 왔다
허나 당신을 이해할 것만 같은
밤이 자주 찾아오기에
나는 두렵다
나는 무너지고 있는 것일까
이해한다, 라고 똑 떨어지게 말할 날이
백발처럼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게 아닐까
그의 추억이던 왜정 때의 카페와 나의 카페는
그 철자만이 일치할 뿐,
그러나 그런 중첩마저, 요즘의 내겐 소중히 여겨진다
아버지의 카바레와 나의 재즈 바는
그 무대만이 함께 휘황할 뿐
그러나 나는 사교춤을 출 줄 알았던
당신의 바람기마저도 존중하게 되었다
어쩌다 알게 되었지만, <바>라는 건 딱딱한 막대기일 따름,
난 그 막대기 너머, 저어 피안으로 가기를 꿈꾸어왔다
그리고 나는 이제 당신의 꿈을 알지 못한다
우린 색소폰의 흐느적임과 장밋빛 무대만을 공유할 뿐,
나는 그의 꿈을 끝내 넘겨받지 못한 것이다
그래, 나는 어쩔 수 없어
꿈이 빠져버린 그의 애창곡이나 듣고 있을 뿐,
허나 난 온몸으로 아, 아버지를 이해할 것만 같아
남인수와 송창식을 서둘러 화해시킬 길을 찾는다
아니 억지로, 억지로 화해시키려 한다
가부장의 달빛만 괴기한, 이 이승의 쓸쓸한 밤에
아버지를 이해하는 게 왜 이리 두려운 일인지
잃어버린 그의 꿈이 왜 이리 버거운 짐인지



`

활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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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희망엔 아직 차도가 없다

            진이정

 

  아이야 나의 희망엔 아직 차도가 없구나, 나의 눈물도 이별도 아직 아직 차도가 없어, 난 약을 타러 그녀의 집 앞을 서성거린다. 아이가 말한다, 그녀는 약사여래가 아니잖아요, 약이라니까요, 그러나 나는 고개를 젓곤 하지. 난 부쩍 더 사랑을 느끼고 있단다, 난 보덕각시라도 만나 성불하고 싶어, 싶어, 난 욕심만 많았지, 몸이 따라주질 않는구나, 아이야 난 히로뽕을 먹고 싶다, 난 희망을 심하게 앓고 난 연후라 힘이 없지, 양의학으로는 고칠 수 없다는 나의 희망, 난 희망한다, 온 세상 절망의 마취를, 그러나 미워하지는 말자꾸나, 미움의 혀는 일상적인 키스마저 당황스럽게 하지, 난 부드러운 것이 좋아, 희망처럼 부드러운 애를 희망의 자궁을 빌려 낳고 싶어, 또는 너의 몸을 빌려 희망의 포르노를 찍고 싶어, 난 외설스럽게 희망을 원했던 죄로 이제는 야한 남자로 낙인 찍혀 있어, 보수반동세력들은 내게 돌을 던질 것이다, 예수님은 땅바닥에다 그리스어로 이렇게 쓴다, 맞아도 싼 사람은 아무도 없나니라, 때리지 말지어다, 난 감격할 수밖에 없지, 나의 희망은 어느 사창굴에서 노숙을 하는 것이지, 인간이란 참 불쌍한 존재야, 알을 나은 뒤 힘겹게 바닷가로 기어가는 어미 거북처럼, 우린 단 한번 섹스의 대가로 물레방아의 인생을 돌아야 하지, 그래도 난 이생이 좋아, 난 시인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이미 저승에 가버린 시인들의 목소리가 소주 냄새에 섞여 퍼져가는 그들의 육성을, 그러나 이미 지나가버린 일인 걸, 불쌍한 나의 희망이여, 난 너를 위해 해줄 게 아무것도 없다, 어쩌면 좋지, 나의 희망엔 아직 그 흔한 차도조차 없구나, 난 외로워, 난 희망보다는 말벗이 필요할지도 모르지, 누군가에게 목례를 하고 싶을 만큼 외로워, 그래 나는 점쟁이나 작명가가 될 팔자인가 봐,  나는 희망에게 무료로 올해의 운세를 봐주거나 그의 이름을 고쳐줄 수도 있겠고,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다인가, 아아 언젠가 희망은 내 앞에서 자신의 팬티를 내리고 있었어, 물론 엉겁결에 당한 일이었지, 순간 난 내 눈을 의심해야 했어, 말하자면 내가 수컷이므로 희망도 수놈이었던 거야, 참 말도 안 되는 논리였지만, 그렇게 해서 나는 희망의 호모가 되었던 것이지, 그러니 부디 날 이해해 줘, 남자인 희망의 입속으로 혀를 들이미는 나를 말이야, 희망을 아직도 그녀라고 부르는 나를 말이야!


`

활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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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진이정



외로운 이는
얼굴이 선하다
그 등대지기도 그랬다
그의 일과 중
가장 부러웠던 것은
일어나자마자 깃발을 단 뒤
한바퀴 섬을 둘러보는 일,
잰 걸음으로 얼추 한 식경이면
그 섬을 일주할 수 있었다
나도 그런 곳에서
산보나 하며 살고 싶었다
한 식경이 너무 과하다면
몇 걸음 디디지 않아
이내 제 자리로 돌아오는,
어린 왕자의
알사탕 별일지라도

외로운 이는
마음이 고르다
그 등대지기도 그랬다
심심할 땐
바이블을 읽는다던 그는
할망당의 굿을 믿는
토종 인간이었다
하찮은 잡귀일지라도
박대해선 안된다는 것을
어질지 않은 탐라의 바다에서
애써 깨우쳤는지
그는 만물에 대해 겸허했다

외로운 이는
가슴이 저리다
안개 조짐이 있던 날
나는 떠났다
떠나는 나를 위해
(나는 그렇게 믿었다)
그가 길게 길게
안개 신호를 울려주었다
짙어가는 연기 속에서
잦아지는 사이렌을 들으며
내 눈은 젖어들었다
아아 나의 등대는
이미 빛을 잃은 것이다
이제 내 가야 할 뱃길은
희미한 그림자 놀음,
누구는 나를 위해
안개의 나팔을 불어대고
누구는 또 나를 위해
안개의 올을 촘촘히 한다


`

활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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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대하여

    진이정




 생각이 날 목 조른다
 생각이 날 개 패듯 팬다
 생각이라는 이름의 번뜩이는 도끼날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죽어간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내 철학만큼 죽어간다
 고로, 내 머리에 떠오르는 뭇 생명마저 살생하기 시작한다
 나는야, 푸줏간 주인이 되어버렸구나
 난 너를 사랑한다
 라는 생각 때문에,
 네가 애꿎게 피 흘리며 죽어야 하는도다
 내 잡념의 식칼이 도마 위의 온 세상을 송송 썬다
 내 번뇌 때문에 아프리카가 굶고
 발칸 반도는 전투를 개시한다
 무언가를 곱게 생각하고 나서, 곱게 죽여버리는 생각,
 바로 지금 내 생각보다
 재빠른 것은 없을 터이다
 내 생각보다, 내 살생보다 잰걸음은 없을 터이다
 찰나 내 생각은,
 북두칠성의 국자 속에 숨어 있는 내 옛사랑을
 살짝 맛보고 돌아오는 길이다
 신파조의 빛의 사랑을, 그 정적을
 하품 속에서 관람하는 내 생각의 음란함,
 시퍼렇게 날이 선
 생각의 작두날 위에서 펄펄 날뛰고 있는
 나의 신들림,
 오 맨발의 철학이여!


`

활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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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선 꿈을 위하여 2

                  진이정



 미안해, 나는 성욕을 딱 잃고 말았다
 왜 사람들은 날 걱정할까
 순두부처럼 살고 싶었다
 말도 안돼
 지금부턴 너를 독점하리라
 랍비가 있는 풍경이 날 웃게 했다
 공동번역 성서를 읽고 있는 평양의 인민들,
 나는 수령이란 낱말을 찾아 레위기를 헤맨다
 누가 내 몸 안에서 섹스를 하나 봐
 헐떡이는 소리, 세살 이후부터 끊이지 않고 있다
 나를 사랑하는 헬리콥터 조종사가 머리 위에서 붕붕거린다
 그는 흑인이다
 편견이 곧 나다 ; 나를 버리기란…
 그를 쫓아주세요 외국 군대에 언제까지 의지해야 하나
 미국이 잘 되는 이유는 리더스다이제스트에 다 들어 있다
 나는 불타고 있는데, 아무데도 맞불은 보이지 않아
 미끼라도 물고 싶어
 결혼식장이 어물전 같아
 비리지 않은 여자를 만나고 싶다
 기고 싶다, 비비고 싶다, 까고 싶다
 내 인생은 재즈라기보다 헤비메탈이다
 서정의 목은 늘 쉬어 있다
 흥행을 위해 나는 빤스를 벗는다
 내 인생은 기울고 ; 해도 기울고
 절망 아니면 희망이겠지; 변해 가는 건 변해 가라지
 사랑의 불, 인연의 재, 그리고 권태만이 남으리라
 너는 보는 즉시 추억으로 화했다
 표정만방지곡을 듣고 싶은 밤
 집 밖을 나가지 않아야, 천하를 알게 되리라
 우주는 교미중이다 ; 호모인 주제에 말야
 내 풀무 허파, 불난 내 몸 부채질하네
 빗방울과 땅바닥이 사무치듯
 나의 눈물 지도는 은하계에 퍼져 있다
 우주의 시초가 있다 한들,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이런 느낌 너무 흔해
 야야야, 나는 노래하는 랩 생쥐, 말콤 엑스의 제자라네
 아버지, 나는 어머니를 의심했답니다, 날 핥아주세요
 네게 불성이 있다니,
 그럼 나는 불성을 포기하리라
 신라도 망하고 소련도 망하고, 화랑 관창은 살맛 날 리 없어라
 나는 토하는 것이 두려워, 기침을 참는다
 내 인생은 너무 모호했노라
 모호함이 모여 가래가 되었나 봐
 시인의 기침은 너무 상투적이야 ; 시인은 정작 구토를 걱정할 터이다
 구토, 희망, 나는 합장으로 인사하리라, 나무 프리지아 보살마하살
 목단향으로 나를 태워다오
 몽정의 나날이여, 꿈의 정액이여 ; 어디 마땅한 질을 찾아가거라
 비단 같은, 비로도 같은, 총구멍 같은, 융단 같은, 너의 질
 둔중한 성기로 매를 맞고 싶다
 마음 내킬 때마다 선행으로 구원되리라 믿진 않는다
 그게 내 유일한 장점이다
 그래 자살도 못하는 것이다


`

활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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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만의 나날들

  진이정


 약 냄새,
 돈은 슬퍼라,
 어린 육체보다 더 슬픈 십원짜리 지폐,
 황혼, 두견, 소양강 처녀보다 더 슬픈
 내 어릴 적의 십원짜리 지폐,
 미국 중앙정보부가 노나주었던 십원짜리 지폐,
 어느덧 나의 사회과학적 상상력은 그 사내의 선의를 믿지 못하네
 코끝에선 약냄새가 났고,
 미친 듯이 돈을 뿌리는 백인 병사의 곁을 지나
 적산가옥 앞길을 지나
 포대기에 업힌 나는 어디론가 실려가고 있었다
 외삼촌의 술주정이 약냄새에 섞여 날 어지럽게 한다
 박카스를 한 병 마시곤 다시 잠든 외삼촌
 그는 영원히 잠들어 있다
 그의 아트만은 사라지고 없다 한다
 그러니 거룩한 브라만의 존재가 무슨 소용이 있으랴
 내가 그리워하는 건
 박카스에 취한, 구체적인, 생생한 그의 아트만이다
 난 그런 현실감에 목마른 것이다
 자동차 바큇살을 호이루라고 부르던 시절,
 '빵꾸 나오시' 집에서 나는 살았다
 일용할 봉지쌀과 함께 퇴근하던 외삼춘의 구체성은
 저 머나면 브라만 속으로 사라졌다 한다
 그러니 내가 브라만을 좋아할 수 없는 게 당연하지
 봉지쌀의 아트만이 사라졌듯이, 내 유년시절의 아트만들도
 이젠 아무데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런 기분을 슬프다고 하는 것일까
 이 범아일여의 천지에서 아니 슬픈 것이 무엇이던가
 오십환짜리 백동전처럼 남루한 슬픔이지만,
 슬픔의 화폐개혁은 아직도 기약 없어라
 슬픔의 지폐에서 길어올린 육십년대 꼬마의 쾌락들,
 땡이와 연필 함대, 크라운 산도, 코롬방 아이스케키……
 고 코묻은 아트만들,
 아트만과 브라만은 하나다, 라는 말씀조차
 내겐 더 이상 위안이 되지 않는다
 브라만을 믿지 않듯, 지금 나는
 온갖 종류의 아트만을 신뢰하지 않는다
 죽으면, 그렇다……
 그냥 없어지는 것이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거의 삼십 감자가 흘렀다
 그리고 나는 중년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이제 난 구체성의 신, 일상성의 보살만을 믿기로 한 것이다
 덧없음의 지우개 앞에, 난 흑판처럼 선뜻 맨살을 내밀 뿐이다
 아트만이 무너진 마당에
 인생이 꿈이란 건, 그 얼마나 뻔한 비유인가
 이제부터 나의 우파니샤드는
 거꾸로 선 현실이다
 하지만 못내 구체적인, 빵꾸 나오시 가게의 흙바닥에 굴러다니던
 호이루와 몽키스패너들의 그 완강함이다
 나, 아트만 없이 숨쉬고 있다
 브라만에 구걸하지 않으리라
 난 이제서야 그 옛날의 십원짜리 지폐를 꺼내든다
 그 슬픈 돈을 내고 구체적인 박카스 한 병 사먹으리라
 슬픔의 드링크에 취해, 내내 위안 받으리라
 나라는 물건은 원래 존재하지 않았다, 라는 각성이
 둔한 내 뒷골을 쑤셔야만 하리라
 하하 원래 존재하지 않았다니
 그럼 죽고 싶어도 못 죽는단 말인가!


`

활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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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선 꿈을 위하여 1 

  진이정



 무엇이 착함이고 무엇이 악함인가
 어디선가 닭 우는 소리가 들려
 나는 천수경을 외었다
 삼악도에 떨어지지 않게 해주소서
 훈제 통닭의 일생이여
 나는 영원히 사람이다 바퀴벌레조차도
 자신을 사람으로 의식한다
 누가 손가락질하랴
 나는 어질지 않았다
 나는 꿈을 밀수하러 부둣가를 서성거린다
 낡은 비유만이 내게 허용되어 있어라; 바람 없는 바다의 돛배처럼
 바다도 없이, 바다도 없이, 나는 항해한다
 아버지, 알고 보니 제가 주였나이다. 나의 십자가는 정전되었다
 심심산골의 푸른 구름을 부러워하지 않으리
 망망한 저 바다의 물, 나는 그 맛을 아네
 그 맛의 이름은 적멸이다; 나는 적멸로 궁궐을 짓고 아예 들어앉는다
 나는 지옥을 믿어: 쾌락과 나라는 존재를 믿듯이
 저 저 미륵전이 내 의식의 그림자라니
 그럼 나는 의식을 버리리라; 미륵전이 갈 곳, 알지 못해도
 아버지, 저는 당신의 가스와 기름과 향로로 만들어졌나이다
 하느님은 딴따라다
 남사당 가락을 듣자마자 가출해 버린 소녀의 후손?
 할아버지는, 그 소녀를 영영 이해하지 못한다
 할아버지도 그 소녀 의식의 그림자이다
 그림자와 의식은 동일하니?
 그럼 나는 뭐니? 나는 아귀의 마음을 이해해
 배가 고파
 한강이 푸른 사파이어 같다는 자는
 이 거대한 배고픔을 이해 못해
 나는 하도 급해 불을 마셨다; 다행히 비유적으로 뜨거웠다
 나도 네게 비유로만 말하리라
 달은 노래한다; 구름에 나 가듯이 가는 나그네
 이상형을, 나는 고슴도치 시절에 만난 적이 있다
 시간 있으세요, 장미 한 송이의 욕정이랍니다
 내 예쁜 가시를 보아주셔요
 고드름의 일생은 내 적성에 맞아
 아버지, 제가 주였나이다; 제 십자가 때문에 열대 우림이 잘리고 있어요
 나는 운수를 믿는다 바다 없이 항해할 때처럼
 눈물도 없이 나는 운다 울었다
 너무 팔아먹을 것이 없었으므로
 거꾸로 선 꿈의 세상에서, 가끔 나는 바로 선다
 깜빡 꿈이란 걸 잊은 채 말이다
 허나 고런 때래야,
 겨우 시가 되는 것이다


`

활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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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간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진이정

 

 
  흐르는 지금 이 시간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꽃이라고 별이라고 그대라고 명명해도 좋을까요 그대가 흘러갑니다 꽃이 흘러갑니다 흘러흘러 별이 떠내려갑니다 모두가 그대의 향기 질질 흘리며 흘러갑니다 그대는 날 어디론가 막다른 곳까지 몰고 가는 듯합니다 난 그대 안에서 그대로 불타오릅니다 그대에 파묻혀 나는, 그대가 타오르기에 불붙어 버렸습니다 지금 흘러가는 <이때>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나는 누구의 허락도 없이 잎이라고 눈이라고 당신이라고 명명해 봅니다 당신에 흠뻑 젖은 내가 어찌 온전하겠습니까 아아 당신은 나라는 이름의 불쏘시개로 인해 더욱 세차게 불타오릅니다 오 지금 흐르고 있는 이 꽃 별 그대 잎 눈 풀씨 허나 그러나 나도 세간 사람들처럼 당신을 시간이라 불러봅니다 꽃이 별이 아니 시간이 흐릅니다 나도 저만치 휩싸여 어디론가 떠내려갑니다 아아 무량겁 후에 단지 한 줄기 미소로밖엔 기억되지 않을 그대와 나의 시간, 난 찰나를 저축해 영겁을 모은 적이 없건만 이 어이된 일입니까 미소여 미소여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솜털 연기 나비라고 명명해 봅니다 엉터리 작명가라 욕하지 마세요 당신이 흐르기에 나는 이름 지을 따름입니다 흐르는 당신 속에서 난 이름 짓는 재주밖엔 없습니다 때문에 난 이름의 노예, 아직도 난 이름의 거죽을 핥고 사는 한 마리 하루살이에 지날지 모릅니다 아아 당신은 흐릅니다 난 대책없이 당신에게로 퐁 뛰어듭니다 당신은 흐름, 난 이름, 당신은 움직임 아주아주 미세한 움직임, 나는 고여 있음 아주아주 미련한 고여 있음, 멀고먼 장강의 흐름 속에서 무수히 반짝이는 <나>의 파도들이여 거품 같은 이름도 흐르고 흐를지면 언젠간 당신에게로 다가갈 좋은 날 있을 것인가요 그런가요 움직임이시여 어머니 움직임이시여 고여 있는 <나>의 슬픈 반짝임, 받아주소서 받아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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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엘 살롱 드 멕시코

    진이정
 

 
 
엘 살롱 드 멕시코
라디오의 선율을 따라 유년의 기지촌, 그 철조망을 넘는다
그리운 캠프 페이지, 이태원처럼 보광동처럼 후암동처럼 그리운 그리운
그립다라는 움직씨를 지장경에서 발견하곤 난 울었다
먼지 쌓인 경전에도 그리움이 살아 꿈틀댔던 것이다
전생의 지장보살도 어머니가 그리웠던 것이다
어머니가 그리워 보살이 되었던 것일까
그리워한 만큼만 성스러워질 수 있다는 비유일까
엘 살롱 드 멕시코가 그립다
난 왜 그리움 따위에만 허기를 느끼는 것일까
이태원을 무작정 배회하고 싶다
그나마 내 고향집 근처를 닮은 곳이기에
아마 난 뉴욕에서도 기지촌의 네온사인을 그릴 것이리라
후암동의 불빛이 보고파 눈물지었다는 맨해튼의 어느 교포 소녀처럼
기껏 그리움 하나 때문에 윤회하고 있단 말인가
내생에도 난 또 국민학교에 입학해야 하리라
가슴에 매단 망각의 손수건으론 연신 업보의 콧물 닦으며
체력장과 사춘기 그리고 지루한 사랑의 열병을
인생이라는 중고시장에서 마치 새것처럼 앓아야만 하리라
악, 난데없이 내 맘 속에서 인류애가 솟구친다
이 순간 내 욕정은, 그리움으로 잘 위장된 내 욕정은 온데간데 없다
이게 제정신인가
아님 무슨 인류애라는 신종 귀신이 날 덧씌운 것인가
그날 살롱 멕시코, 어둡고 초라한 이국의 병사들 틈에서
딸라 한닢 없던 외삼촌만이 명랑하게 딸랑거렸다
샌드위치와 위스키를 시키고 나서
용케 합석시킨 지아이의 붉은 뺨에 뽀뽀하던 외삼촌,
그립다, 어수룩한 그 백인 병사마저
엘 살롱 드 멕시코
이젠 자꾸만 들어가고 싶은
그래 캠프 페이지 위병초소의 산타클로스와 함께
딱딱한 미제 사탕을 입에 물고 예배당을 두리번거리던 나, 나
성조기는 사라져도 그 단맛만은 영원하리라
나의 엘 살롱 드 멕시코를 적시는
외삼촌의 스트레이트 위스키처럼, 여태 숙취로 남은 그 취기처럼,
그 옛날의 그리움에 어느새 난 샌드위치되어 있다
내 해탈한 뒤라도 그 그리움만은 영겁토록 윤회하리라
엘 살롱 드 멕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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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진이정 (1959~1993) | 강원 춘천에서 태어났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의 삶의 궤적은 분명하게 드러나 있지 않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본명이 박수남이라는 것, 그리고 어린 시절 큰집에 양자로 가서 살았다는 것 정도이다. 춘천에서 초등학교를 마친 뒤 서울로 올라와 유학을 하면서 대성고를 졸업하고 경희대 영어교육과에 입학한다. 대학에 입학해서는 굿패 모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학 시절 만난 유하를 비롯해 김성수, 안판석 등과 함게 '관극회'라는 모임을 결성하고 영화, 연극, 미술 등에 관한 평론을 하기도 하였다.
 
  1987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하게 되지만 그의 시 자체는 민중문학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그의 시가 지닌 철학성은 불교적 세계관에 입각해 있지만 일반적인 불교적 경향의 시가 지닌 선적인 특성을 무시하고 사바세계의 혼돈스러움과 해탈의 욕망을 요설적이면서도 명징하게 드러낸다. 1989년 유하, 박인택, 함민복 등의 시인들과 ‘21세기 전망’ 동인을 결성하면서 합평과 작품 활동에 몰입한다. 그러나 군 제대 후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됨에 따라 주변 사람들과의 접촉이 드물어졌고 결국 첫 시집의 출간을 앞둔 1993년 11월 지병인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서른넷이었다. 죽은 다음 해인 1994년 유고시집 『거꾸로 선 꿈을 위하여』가 출간되었다.

      시집『거꾸로 선 꿈을 위하여』(세계사, 1994)의 저자 소개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많은 걸 생각하게 하네요

그 언젠가, NGC를 보았는데
사자 무리가 들소(누우)를 사냥하는 장면에서
선도 없고 악도 없는 , 그 어떤 관념도 자리하지 못하는,
깨끗한 삶과 죽음이란 생각을 했더랍니다

함께 올려 주신 시편들도 잘 감상하고 갑니다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집 한 권으로 살고 있는 시인을 읽었지요.
저녁엔 산것 멱을 따고 절편처럼 켜켜이 누운, 소나무 내장 같은 켜와 더불어
소주를 들이키고
앉은뱅이책상에 앉았다가 누웠습니다.
잠은 잠시 죽음에 다녀오는 거다, 아니다 죽음을 피난하는 거다
잡생각하며.
오늘도 따순 날 지으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나문재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바에서니까 그 모든 먹을 것을 구하는 방법들이 가능한 걸까요,
사바세계에서니까 숨도 끊어지지 않은 누우를 배고픈 사자는 매달려 뜯고
하이예나를 피해 새끼사자는 도망을 치는 걸까요?
가끔 깨끗하게 승복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그러나 잘 안될 때
사바나의, 말라말라의, 저 아프리카 초원의 끝없이 달리는 무리들을 찾아봅니다.
그러면서 인간이라서 불행한 이유같은 것도 깨달으면서...넋을 놓고 봅니다.ㅎ
진이정시인의 시는 담 날 읽어보지요, 밤이 깊어서,,ㅎㅎ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난이 조종되고 있다 - 합법적 권력은 가난을 어떻게 지배하는가? ㅣ에드워드 로이스 지음ㅣ배충효 옮김ㅣ
 
 
경제학자인 토마 피케티와 앵거스 디턴은 부의 불평등의 원인과 결과에 경제학적으로 접근했고, 사회학자인 에드워드 로이스는 부의 불평등이란 현실에 정치권력 구조와 헤게모니 쟁탈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했다.
세계적인 석학 에드워드 로이스가 밝혀낸 신문과 방송에서는 결코 말하지 않는 부와 권력의 비밀

국가가 부유해질수록 가난 문제가 오히려 악화되는 이유?
그것은 가난이 사라지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들에게 우리가‘합법적’으로 권력을 주었기 때문이다

흔히들 가난 구제는 국가도 못 한다고 한다. 금수저, 은수저로 얘기되는 ‘수저계급론’ 역시 요즈음 세간에 자주 화제로 오른다. 여기에 때를 맞추어, ‘복지에 관한 논쟁’이 기사로도 종종 떠오른다.
이러한 얘기와 논쟁은 모두 다음과 같은 전제를 내포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불평등은 피할 수 없으며,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불평등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는 정도에 그친다는 자조론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평생에 걸쳐 불평등을 연구해온 사회학자 에드워드 로이스는 이 책, 《가난이 조종되고 있다》에서 이러한 얘기들은 그 전제에서부터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이 가난의 대물림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이 자본주의 사회에 살기 때문만은 아니다. 부의 불평등이 심해지는 이유도 우리가 시장경제의 원리로 돌아가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런 이유는 기껏해야 우리 모두가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게 고작이라고 한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불평등의 가장 큰 이유는 오직 하나, 우리가 “불평등에서 이득을 얻는 사람들”에게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권력을 갖다 바쳤기 때문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가난과 경제 제도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배포하며, 불평등과 가난이라는 문제를 모두 경제라는 테두리 안에 가둔다. 이들이 말하는 경제라는 것이 진정한 자본주의, 진정한 시장경제와는 한참 먼 데도 말이다.

현대 사회의 불평등과 가난에 대한 가장 집요하고 가장 철저한 연구서

경제학자인 토마 피케티, 앵거스 디턴과 달리 에드워드 로이스는 사회학자다. 전자인 두 학자가 불평등의 원인과 결과를 경제적으로 분석하여 그들 나름의 결론을 이끌어냈다면, 사회학자인 로이스는 불평등을 야기하고 악화시키는 현 상태, 이 상태를 공고화하는 권력의 관계에 주목하여 자신의 의견을 전개한다. 결론은 간단하다. 가난의 자본의 문제이기 이전에 권력의 문제이며, 자본만큼이나 불평등하게 분배된 권력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우리 사회에서 부의 불평등을 몰아내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책의 전반부와 중반부는 70년대부터 오늘까지 미국에서 일어난 불평등의 문제를 분석하고, 상황을 악화시키는 데 기여한 모든 이슈들, 이론들, 사회 통념들을 꼼꼼한 자료와 예시를 들어 설명하며 반박하고 있다. 그리고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쪽으로 작용했던 온갖 정책의 배후를 그 시작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치밀하게 서술한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미국 사회에 만연한 부의 불평등 문제는 기업인을 주축으로 한 세력이 학계와 언론, 시민 사회에 끊임없이 압력을 가하고, 왜곡된 이미지를 배포한 결과물이다. 특별한 사례 몇몇을 제외하면, 가난이 사라지지 않는 핵심 원인은 점점 더 왜곡되어가는 불평등한 권력에 있다. 불평등한 권력은 경제 정책을 가진 자쪽으로 돌려 다시 부를 축적하게 하고, 못 가진 자들의 부의 불평등 근절에 대한 논의를 개개인에 대한 복지 논쟁으로 변질시키며(그리고 이 논쟁은 곧 복지가 과연 필요한지, 복지의 범위가 어떠한지에 대한 논쟁으로 바뀌어버리며, 마지막에는 제한된 예산을 문제삼아‘어쩔 수 없이’ 복지의 범위를 좁혀버린다), 대중이 분배와 성장에 대해 갖는 이미지를 왜곡시킨다. 그리고 권력 밖의 사람들(못 가진 자들)이 부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도록, 새로이 권력을 얻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사다리를 걷어차고, 벽을 세우며, 공공연하게 “반기업적”이라는 낙인을 씌운다. 그 결과 대다수 미국인들은 가난의 문제가 복지의 문제이며, 개개인의 갱생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하고, 국가 차원의 해결은 예산도, 여력도 역부족이라는 엉터리 상식을 반신반의하며 진실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가난 구제는 국가가 해야만 한다

책의 뒷부분에서 저자는 경제적 불평등을 타파하기 위한 효과적인 정책들과 함께, 권력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유용한 제언들을 시민 사회에 던지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가난은 전적으로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왜 그럴까? 저자의 말에 따르면 불평등을 해소할 정책은 다만 국가가 적극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있을 뿐 이미 지나치게 많이 준비되어 있고 성공적인 결과로 검증된 정책도 많다.
가난이 국가의 문제인 또 다른 이유로는 가난을 해결하는 방법이 그저 가난한 사람, 개개인을 ‘구제’하는 일에만 그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가난을 진정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난하다는 이유로 최소한의 생활과 미래를 꿈꾸는 일이 불가능해지는 현실을 타파해야 한다. 이는 자본이 있는 쪽으로 자본이 더욱 쏠리고 마는 현 제도(임금과 노동과 세금, 부동산과 상속에 관한 법, 교육 제도 등등)를 고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늘어나는 세금에 비해 불평등은 오히려 악화되는 시기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를 ‘합법적’으로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국가의 ‘합법적’ 권력 말고는 없다. 그래서 부의 불평등을 조율하기 위해서는 합법적 국가의 권력을 소수가 아닌 국민 다수가 원하는 권력으로 새로이 재편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부의 재분배가 아니라 권력의 재분배다

저자가 기대하는 것은 평범한 보통 시민 한 명 한 명의 정치력이다. 우리들 시민은 가족, 사회, 직장에서 나름의 네트워크를 갖고 있으며, 이들 네트워크는 거대한 권력에 비하면 왜소해보일지라도, 일종의 정치권력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부의 불평등과 가난은 이미 몇몇 소수가 아니라 국민 대다수에게 부과되는 무거운 짐이다. 미국보다는 부의 불평등이 덜하다는 우리나라조차 하위 50%가 소유한 부는 국가 전체 부의 고작 2%밖에 되지 않는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 미국을 연구한 책이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도 필요해지는 이유다.

나문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휴~~!!! 어려워 어려워~~~~~
어떤 법이 하나 만들어지면 그것을 피해가는 방법은 수 없이 만들어지고야 마는 세상에서
과연 권력의 재분배는 이루어질 수 있을지... 그렇게 어려운 건 잘 모르겠고요,
그리스 룰라 대통령이 썼던 방법으로 가난을 구제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종자돈을 만들어 주고, 조금씩 조금씩 일어서게 하여 가난했던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잘 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신나서 일하게하고 나쁜짓을 멈추게 하고...뭐 그런 방법으로 기회를 주는 것이
가난을 정면으로 물리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던 적 있었답니다..ㅎㅎ

무의(無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시지요, 잘?
'무'는 인(터넷)자 님 말씀을 유람하는데도 잠이 부족한데
'활'은 두루두루 세상을 섭렵하고 통섭까지 하는군요.
두레박을 내리면 바닥까지 닿는데 한참이겠습니다.

진이정은 호흡이 좋군요.
조금 더 짧게 썼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복사해서 집으로 옮기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건강하시고요, 늘....
고맙습니다.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있습니다, 잘!
돌팔매나 하며.
'무'는 꽉 찼다는 뜻이겠고
'활'은 과녁이 어딘지도 모르고 날아간다,겠지요.
진이정이나 장정일이나,
그때는 격렬할 수밖에 없었던 때.

월계관을 쓰면 손기정 같겠다 생각했습니다.
말 부댓자루에 담아 축하,

고현로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도 역시 좀 더 나은 이해를 위하여 2013년 3월까지 거슬러 갔다 왔습니다.^^
진이정 시인의 애수의 소야곡을 여러 번 읽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외람된 질문; 혹시 볏바리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는지요?
벗바리는 사전에 나오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볏바리는 동네 이름인지...
볏가리를 말하는 건지...(출처; 별에게로 가는 길/이상국 시인)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볏바리: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 뒤를 보아주는 사람, 배경,... 이라는데요. 저도 잘 모르겠군요.
동아일보 1935년 10월 15일자 신문에, "一년동안이나 피땀을 흘려가며 지여논 볏바리를 운반타가 즉사한 사람이 잇다."
'피땀흘려지은벼' 에서 유추하면 될 듯도 싶습니다.
바리: 말이나 소의 등에 잔뜩 실은 짐, 그렇다면 시에서 볏바리는 벼+ㅅ+바리, '나락짐(볏짐)' (싣고/싣다) 가는 소...'가는'은 갈다(plough)가 아니라 가다(to go), 다음 행, 어머니는 '돌아오는'에 조응한다고 보면....뭐 이런식?
저는 '첫새벽 볏짐 지고 가는 소 눈빛에 어리고' 이렇게 읽겠습니다.


관을 팔며
   
  이상국
 
 
 그해 봄부터 나는 장제부를 맡아 관을 팔았다. 죽음이란 아주 근심스러운 것이어서 누군가 고개를 숙이고 오면 그가 바로 내 손님이란 것을 단박에 알아차리고 나는 자랑스럽게 창고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결 고운 대리석 관들이 칼로 자른 듯 포개져 있었고 목관들은 옻으로 빛나게 치장한 채 송장을 눕혀놓고 온 사람들의 선책을 기다리고 있었다. 인간이란 세상에 올 때보다 갈 때가 더 사치스러웠으므로 레이스 달린 관보며 명정 청실홍실 등이 곱게 개켜져 차례를 기다렸다.
 
 나는 컴컴한 창고에서 때로 칠성판을 걷어차며 웃었다. 빚에 쪼들려 살던 농사꾼이었거나 밥술깨나 먹던 사람이었거나, 혹은 삶이 무거운 짐에 불과했거나 아름다운 여행같았거나 저 땅 위를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빛나던 존재들이 이 한뼘도 안되는 널판자에 묶여 가다니. 그래도 세포수의에 고가 품목만으로 매상을 올리고 장부를 터는 날이면 나는 기분이 좋았다. 이를테면 이 짓에도 목표가 있어 가난뱅이의 송장보다는 행세깨나 하던 주검이 찾아올수록 실적이 올라가, 그것이 나의 상여금을 결정하고 나의 나의 두살배기 아들과 어린 아내와도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그 무렵 나의 삶은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나는 날마다 관의 먼지를 털어내고 혼백과 추포를 정리하며 고객들을 기다렸다. 인간이란 짐승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존재들이어서 봄 가을 소나 닭이 털갈이를 할 무렵이면 나의 고객들도 고개를 떨구고 찾아오기 마련이었으며 나는 큰소리치며 거래처에 발주한 물건들로 창고를 채워놓고 기다리면 되었다.
 
 죽음은 인간이 치러내는 마지막 축제였으므로 향내 진동하는 창고에 화려하고 품위있는 상품들과 방명록 등을 갖추어 저승 가는 절차에 조금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고 조용히 송장을 기다리며 행복했던 나날들, 관은 입이 무거웠다. 그 주검이 생전에 무엇이었든지 입을 한번 열었다 닫으면 그만이었다. 그 침묵 속에서 나는 때때로 내 어린 아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를 떠올리며 한해 내내 고객들을 기다렸다.



별에게로 가는 길
 
    이상국
 
 
별 보면 섧다 
첫새벽 볏바리 가는 소 눈빛에 어리고
저물어 돌아오는 어머니
호미날에도 비치던 그 별
 
어둠의 거울이었던
고향집 우물은 메워지고
이제 내 사는 곳에서는
별에게로 가는 길이 없어
오래 전부터 내가 소를 잊고 살듯
별쯤 잊고 살아도
 
밤마다 별은
머나먼 마음의 어둠 지고 떠올라
기우는 집들의 굴뚝과
속삭이는 개울을 지나와
아직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덕분에 이상국 '관'을 만났습니다.
안티왕자는 맞는말! 만연체 하루 지으셈.

"장연군 속달면 하태탄리(長淵郡速達面下苔灘里) 한병호(韓秉鎬(五三)는 지나간 十三일 오전八시경에 자긔논에서 볏바리를 우차에 싯고 돌아오다가 마침 동리어구카브에서 우차에 실은 볏바리가 한편으로 기우러지므로 그것을 바로 잡으려고 하는 순간 볏바리는 것잡을사이도 없이 한편으로 기우러떠러젓는바 이것을본 동리사람들은 볏바리를 헤치고 그자리에 혼도하여잇는 한병호를 즉시 공의 이상룡(公醫李相龍)씨에게서 응급치료를 가하엿으나 무침히도 척골이 상하야 즉사하엿다 한다."
복사가 안 되어서, 필사.

현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현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읽다가 인터넷에서 찾다가 이런 체널이 있구나 생각하다가
진이정의 시를 읽다가 가난은 나라가 구제해야한다를 읽다가  그 가난이라는 것이 어려운 숙제인데
우리나라 가난의 구제방법은 그냥 퍼주는 정도라고 생각하다가(사지멀쩡 인간들이 콜라텍에서 빙빙돌다가
관공서에 와서면 아주 환자가 되어가지고는 돈 달라고 나라에게 깽판을 치니)
우리 샘의 깊이와 넓이를 재다가
제가 올린 시 구름 나그네를 지웠습니다
영 아니다 싶어 지울까 했느네 샘이 벌써 유랑을 했드랬지요 ㅎ
그 댓글은 제 가난을 구제하는 밑천으로 삼겠습니다
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멀리 계시니 빈말로 술이라도 받아 주고 싶다..........ㅎ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말로 술 받아주시면 좋겠음. 희디흰 허구가 난무하니까 마니 취하겠음둥.
오늘 이판은 사판이군요. 굿거리장단, 느자구없이 시끄러울지라도,
뭐 그럭커니, 끄덕끄덕.
구름 나그네, 겨울 나그네...낭만적으로 느껴지나, 사실 시적으론 부담.
잘 지우셨쎄요. 팔다리 부러뜨리고 척추 꺾고 다시 오시겠지요.
이렇게 말하는 정신빈곤자의 객기라 봐 주시면 좋겠음.

나도 딱 한 권 만.
그렇게 살지만, 아즉 구만리다. 슬프다. 시
 ssi-bal-lom이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건기를 쥔 연필 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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