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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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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00회 작성일 19-01-08 08:26

본문

고임목 






오늘 밤 

허공이 저쪽의 바람을 불러왔습니다

바람이 터득한 그곳으로 불쑥 손을 내밀었을 때  

모정母情이 젖어있는 은유가 만져집니다 


잠시 머물던 

공중이 밀어내는 바람난 자리로 모정慕情이 자라났습니다

되돌릴 것이 많아지는 어떤 감정이 떠날 채비를 할 때 

쪽 바람이 내게 달려와 귀를 당기지만,

곪아있는 속내를 들킬까 봐 

은유는 가슴에 대못을 꽝꽝 박고 

옷깃으로 저쪽 바람을 여미고 있습니다 


쪽에서 바람이 불던 때

모정母情은 제 발목을 잘라 

흥건하게 번지는 길고 깊은 아픔으로 

허리 잘린 고임목을 만들었습니다


신열을 앓으면서도 언제나 내가 뒤로 쳐질까 봐 

감정 따위는 필요치 않았을 고임목으로 

피동문체인 내 등을 밀어주던 탄력성을 잃어버린 한 토막의 그림씨 

그것이 전부였던 능동문체의 휘는 아픔은  

그렁그렁한 굴절이 되고 

이었고 등燈 이였습니다  


모정母情은 온유한 낯빛으로 

모정慕情만 남기고 재단된 저쪽의 바람과 함께 사라져 갑니다 

쪽은 공중의 기척만 남아  

꺼진 향화香火에 밥 한 끼가 식어가고 있는데


오늘 밤 

어느 한 편으로 

뒤척이던 모정이 꿈틀거립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1-14 20:53:42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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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에 여러가지 은혜스러운 선물이 많겠지만
모정만큼의 값어치는 찾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 세상으로 떠 났어도 은연 중에 살아나는 마력 같은 모정을
시 속에 담담하데 그려 주셨내요
금년에는 더욱 좋은 시 기대해 봅니다
가내 평안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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