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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긴 표정 이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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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성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9회 작성일 19-03-10 19:56

본문

풍경 옆에 풍경이 있어 살아가는 냄새를 희미하게 음미하고 있다. 이 여백에 담지 못한 그릇이란 걸 알아 나조차 읽지 못하게 쓴다. 부재로 존재하는 사람을 가지게 되었고. 안개 가득 희미하고. 너는 끝내 발음할 수 없는 단어가 되었고. 조용한 방에 불 끄고 가만 앉아 웅크린 얼굴로. 마음과 심장 사이에서 빚어지는 눈빛으로. 사람 저 너머의 소리로 퍼지고 퍼지면서.

쓸어주는 입과 쓴 입 사이에서

덮어주는 손과 밀어내는 손 사이에서.

모르는 사이 사랑한 사람을 잃어버리듯이. 한 밤의 흰 종이와 친해진 것은 밤을 밀어내는 그림자에게 끌려다니게 되었기 때문이다. 마른 걸레로 닦아낸 거울처럼. 너는 투명하게 네 자신으로 존재하여라. 다시 열리는 검은 창문 앞에서, 검은 들판 위에서. 다시 한 발 한 발. 검은 영원을 위해 검게 걸어라. 흐르는 목소리와 검은 대화를 하며.



*이제니, 「남겨진 것 이후에」 를 참고.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3-13 11:53:4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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