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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0회 작성일 19-03-2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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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연




  제유의 밤이 왔다
  시네도키가 아가미에 칼을 넣는다
  머리통 썰어 가랑이 밑으로 내린다
  칼끝 세우고 등뼈를 발라낸다
  활유가 몸통을 밀어대자 항변 이력이 역력한 비늘 밑에 희미한 생리혈 비친다

  지느러미 도려내자 흘수선 엎질러진다
  맨발로 물속을 헤집던 환유가 놂을 쳐다보며 유희적으로 버둥거리다 마중물 부어 핏물 지운다
  신생한 알몸에서 노란 알들이 태동한다
  뜯긴 포란,
  흐릿한 발길질 뭉쳐 가랑이 밑으로
  생의 입구를 본다

  은유 물살은 윤슬 포구를 밀고 있으므로 소리 없는 아우성에 그친다
  살점 음성상징에 무지갯빛 반짝인다
  담벼락 곁에 도마 편 사내가 도륙 살점 면사포에 눕힌다
  직유를 짜내고 잔뼈 눌러 어슷썬다
  누적되는 물의 피부들

  한 번도 감은 적 없는 눈동자가 행인들 목덜미에 달라붙는다
  시니피앙 흐리고
  시니피에 눈시울에 달라붙다가
  얇게 저민 마의, 일회용 관에 가득 찬 원관념들
  고추냉이와 깻잎, 시퍼런 보조관념을 데리고 목청이 붉은

  밤늦도록 맨살 숫돌이 칼을 무너뜨리지만 반어로 완성할 수 있는 반역은 없다
  목을 자르면 꿈틀거리는 풍유의 외마디 모가지를 밟고 의물이 똬리를 튼다

  비유와 상징 저리 제쳐 쓰레기봉투에 담고
  식칼에 저항한 울음 단면이 목구멍 넘는다

  헌옷 수거함에 슬그머니 나를 벗어두고 오듯이
  시를 쓰면서 더 외로워졌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4-03 10:41:2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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