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에 눕다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철길에 눕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20회 작성일 19-04-02 14:49

본문

철길에 눕다



아침에 

목이 없어졌다, 

넥타이가 의지하던

목이 사라졌다


목을 찾아 나섰 

그림자가 끊어진 틈으로 바람이 지나갔다

선득한 틈에 목도리를 밀어넣고

담배꽁초가 밀려난 옥상과

비운만큼만 출구를 보여주는 터널을 수색하다

단물 빠지자 버려진 껌을 만났다

이빨 사이의 마지막 간극과

맞물리던 동료의 안부와

푸, 버려질 때의 체온을 낱낱이 기억하는 껌의 쫄깃한 미련은

씹히기 전 각잡힌 생이 그립다고 투덜거렸다


껌이 주인을 버릴 수도 있는 거지 

뜨거운 쇳물이고자 철로를 베고 누웠다

댕강 목이 잘리고 사람들은 잊었다

미리 써둔 유서가 등껍질을 열어놓고

마그마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두고 나온 것은 없는지

 

땅거미를 지탱하는 도시의 지하 

개미허리의 잘록한 잠적처럼

도시를 떠받치는 무덤은 분실물센터에 쌓이고

분향 행렬은, 끝이 없다

 

암수 없는 화장실에서 한 여자가 소변을 보며

남는 손으로 목을 붙이고 있어

뛰쳐나왔다, 사람들은 모두 거울 앞에서 목을 업고 두리번거렸다

거울 뒤에서 목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빛이었다는 빛에게 물어

평생을 누워 지낸 발자국을 믿기로 했다

완벽한 배신을 믿기로 했다

 

핸드폰 바탕화면에 사는 가족은 영원히 웃는다

집 앞 전깃줄에 새까맣게 앉은 까마귀는 날개가 돋자 목이 쉬었다

수상한 대열을 깨지 않는 견고한 빌딩은 침입자를 안에 두고

주인을 내몰아 밖, 거울 앞에 세웠다

 

서로, 목을 내놓지 않고는

한 발짝도

집에 갈 수 없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4-10 16:13:55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불확실한 세상이 옥상으로 내몰고
내뱉어진 껌딱지 같은 인생은 지하철로 가 눕고.....

아침마다 목을 확인하느라 넥타이를 매는데
그 목을 먹여살리는 옥상공간과 지하.....
술을 더 마셔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석촌시인님~
밋밋한 침묵을 음미하는 아침입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목만 읽으면 좀 섬뜩합니다. ㅎㅎ
따지고 보면 모두가 목을 잃었거나 말을 잃은 사람들
자신이 목인지 목이 자신인지도 모를 허상을 찾아
헤매는 군상들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비유가 날카롭습니다. ㅎㅎ 파랑새 시인님 *^^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내가 아닌 내 같은 나~~

시가 우발적으로 발작하는 지금...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걸음하셔서 어깨를 툭툭 쳐주셔 감사합니다~추영탑시인님!

Total 6,185건 3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6045
열화 熱花 댓글+ 6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1 07-26
604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 0 07-25
6043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7-25
6042
잔 닦으며 댓글+ 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 07-25
6041
보라 백서 댓글+ 5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1 07-24
604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0 07-24
6039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 07-24
6038
붕어 한 입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7-23
6037
돌꼇 댓글+ 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7-23
6036
앨리스 I 댓글+ 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0 07-23
60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7-22
6034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 0 07-22
603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 07-22
6032
가죽나물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7-21
603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7-21
6030
저녁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 07-21
6029
깜박거리다 댓글+ 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07-20
6028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7-20
6027
山行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 1 07-20
6026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0 07-20
6025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1 07-20
602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0 07-20
6023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1 07-20
6022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1 07-19
6021 느지막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7-19
6020
해변에서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07-19
6019
후리소리 댓글+ 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 0 07-19
6018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7-18
60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 07-18
6016
불면(不眠) 댓글+ 1
색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7-18
601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0 07-18
6014
옥수수 댓글+ 2
와리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7-18
60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7-17
60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7-16
6011
나쁜 사람 댓글+ 5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7-16
6010
러브버그 댓글+ 6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1 07-16
6009
삼다도 댓글+ 4
이중매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7-16
6008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7-16
6007
변검술 댓글+ 1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1 07-15
6006
검은 달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07-15
600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7-15
600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7-15
600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7-15
60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7-14
6001
악몽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7-14
6000
하수구 댓글+ 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07-13
5999
굿일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7-13
5998
이미지 댓글+ 1
느지막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7-13
5997
산울림 댓글+ 2
소리소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7-13
5996
7월 장마 댓글+ 5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1 07-13
5995
물이 튈 게다 댓글+ 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7-12
5994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1 07-12
59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 07-11
599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7-11
599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 07-11
5990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7-11
5989
하얀 나비 댓글+ 1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7-11
598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 07-10
5987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1 07-10
598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07-10
5985
장 보는 날 댓글+ 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 07-09
5984
뜨거운 손 댓글+ 1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7-09
5983
나비 화공 댓글+ 1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7-08
59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07-08
5981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07-08
5980 느지막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7-08
5979
열대야 댓글+ 4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1 07-08
5978
가족사진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07-08
5977
하루에 댓글+ 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7-07
5976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 07-0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