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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발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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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0회 작성일 19-07-2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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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발자전거



있다, 세 발은 어디로 굴러가고 한 발만 간신히
손잡이도 안장도 페달도 없이
당장이라도 구를 것 같은 거먕빛 커다란 바퀴 하나가
역전지구대 앞 내리막, 덜과 컹 사이에

있다

온전한 상태의 네발자전거를 본 사람은 없다
스타벅스 점원도 풍찬노숙도 피고 지고 피고 진 벚꽃도
세 발이 있어야 할 자리마다 박혀 있는 부러진 앵커볼트도, 누구도
네발자전거가 거기 없음을 알고 있으나
네발자전거가 거기 있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시조에서 퇴출당한 비둘기가 바퀴에 앉아
바퀴를 바퀴 아닌 상징으로 만들 때
개찰구를 빠져나오는 사람들 개찰구로 가는
사람들, 바퀴를 밀고 바퀴를 잡아당긴다

걸음은 고정할 수 없으므로

역전지구대 앞 오르막에 한 번도 굴러보지 못한 바퀴가
바퀴가 지닌 속성 쪽으로 맹렬히 굴러가고 있다

네발자전거가 아닌데 네발자전거
네발자전거인데 네발자전거가 아닌
네발자전거, 작품명이 지워지는 그 속도에 맞춰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7-30 13:26:15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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