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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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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6회 작성일 19-08-25 08:06

본문

더는 아니


 

볕도 하품하는 마당 어귀에 늙은 수탉이 졸고 있다

 

오봉 밥상에 팥콩을 고르다가 좁쌀을 까부르는 할매

처진 어깨도 노곤해지는, 꾸부정한 하오下午

 

난데없는 흙먼지가 훅 불어 젖히니

주름진 벼슬도 흔들려

엉겁결 삐져나온 꼬끼오

염치없긴 매양 그대로인데

 

오늘따라 시주 온 스님도 내친 안주인

데모하다 잡혀간 막내는 더 어른어른 혀

홍두깨질은 지칠 줄을 모르는지라

정지간에 쪼그려서 깨 볶는 새아기 입매무새도

어이 아니 잠글 수 있으랴만

 

암만 그런들

무심하던 해도 어느새

부로끄 담장 위에 걸터앉아 일수도장을 찍고

빠끔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속 죽인

김金가, 이李가, 박朴가

셋이 한데 앉아 그냥 또 뉘엿뉘엿

한 귀신이 돼

가고 있는 중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8-27 10:18:55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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