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봉지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빵 봉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68회 작성일 19-09-26 12:31

본문

빵 봉지



물론 당신은 나를 잊었을 테지만
나는 나의 잊혀진 삶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

빵이 안에 있을 땐
빵빵한 자세를 유지하다가
부스러기가 될 쯤엔 허물허물 쭈그러들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버려지는 게 나의 삶이지요

뜯기기 전엔 오직 나 혼자만 맛보던 빵이었지요
빵의 보호자였으나
빵이 있었기에 보호받았던 역설의 삶이지요

한땐 빵보다 컸지만
이젠 이리저리 찢겨 본래의 얼굴이 사라진 삶
이라구요

빵은 당신의 침물에 허물어지고 이빨에 짓이겨
웜홀 같은 뱃속으로 사라진지 오래,
나는 빵을 빼앗긴 죄로 휴지통에 버려졌어요

서러운 마음을 근근이 가누며
휴지통 바닥에 착 달라붙어 있는데, 당신은
그도 못 미더워 냄새 나는 발로 한 번 더 꾹 눌러
확인사살을 하고 말았지요

어느 날 먼 친척뻘인 분리수거용 비닐 봉지에 담겨
유배지로 끌려갔지요 그러나
지금껏 나를 기억하는 이는 없습니다

분리수거통 땟국물 줄줄 흐르는
아파트 모서리에 웅크린 고양이 한 마리가
바람에 흩날리는 나를 보곤 한참을 따라오다,
따라오다 석양이 지는
먼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서러움을 잠시 지우고
멈춰 선 고양이의 눈에 어린
별들과 꽃들과 어릴 적 친구들의 얼굴이며
한때 서로의 살갗을 비비던 빵의 얼굴을,
밤이 깊도록 다 새길 듯하였습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10-01 13:29:3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Total 6,185건 5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905
팔천 원 댓글+ 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6-17
590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6-17
5903
늪가의 울음 댓글+ 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0 06-16
590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 06-16
5901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6-16
5900
하안거 댓글+ 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 0 06-16
5899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 06-15
5898
시의 경지 댓글+ 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 06-13
5897
고니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6-15
5896
에피소드 댓글+ 1
느지막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06-15
5895
자리끼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6-15
5894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0 06-14
5893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6-14
5892
시간의 문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6-13
5891
꿈 없는 단잠 댓글+ 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6-13
5890
설 밭 댓글+ 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6-13
5889
빈자리 댓글+ 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06-13
588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0 06-11
5887
얼룩진 이불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6-11
58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 06-10
588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06-10
5884
마들가리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6-09
588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 06-09
5882
눈 감으면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6-09
588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6-08
5880
꽃의 탈출기 댓글+ 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6-08
5879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6-08
5878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6-08
5877
호접란 댓글+ 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6-08
5876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06-07
587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0 06-07
5874
아귀 댓글+ 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6-06
5873
물망초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6-06
587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6-06
58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6-05
5870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 0 06-05
5869
우중 산사 댓글+ 1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06-05
5868
레몬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06-05
586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06-03
5866
가죽나무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6-02
5865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6-02
5864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 0 06-02
5863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06-02
5862 유상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6-02
5861
꽃비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 0 06-02
5860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6-01
5859
들풀 댓글+ 4
느지막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6-01
5858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0 05-29
5857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5-26
5856 어진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5-26
5855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5-31
5854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05-31
5853
종달새 노래 댓글+ 1
어진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5-31
585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5-31
585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5-30
5850
비행운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5-30
5849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5-30
5848
삽화를 보며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5-29
58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5-29
584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5-29
584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05-28
584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5-26
5843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5-26
5842 느지막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 05-26
5841
아네모네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5-26
5840 보푸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5-25
5839
철둑에 서서 댓글+ 2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 05-25
583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0 05-25
5837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5-25
583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5-2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