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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원기(桃花源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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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08회 작성일 19-09-2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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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천에 번져가는 각혈된 핏방울 속 몸부림치는 세포들이 일제히 죽어가는 그 방향으로 

나는 허공 속에서 경첩이 파랗게 녹슨 그 아이의 얼굴이 삐그덕 소리를 내며 바람에 따라 저절로 열리고 닫히고 하는 것을 바라보았습니다. 


어젯밤 꿈에서였습니다.


海心으로부터 용솟음쳐오른 복숭아꽃들이 사방을 에워싸고 난폭한 분홍빛이 걷잡을 수 없는 기세로 공허한 것 속에서 번져나와 날 노려보며 파랗게 벼린 빛깔이 내 고막 안에서 쨍강쨍강 금속성의 굉음을 내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당신의 갈비뼈를 허겁지겁 열고, 뼈에서 발라낸 살점을 주홍빛 양귀비꽃의 정욕이 투명한 땀방울로 돋아난 것을 허겁지겁 내 안의 아이들에게 먹였습니다. 


누군가 내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이것은 꿈속이 아닙니다. 그때 이끼가 조금 덮인 누런 창틀 안에서 얼굴과 온몸을 하얀 황홀로 꽁꽁 묶고 숨어 있던 그 아이를 기억하십니까? 

저절로 벌어진 그 입속에 보이던 길이  

칠월 빗줄기 속에서 미끄러웠습니다."  


나는 그 아이의 땀구멍마다

바다가 차오르는 것을 듣고 있었습니다.


"하늘이 왜 그렇게 나를 쫓아오는지 이제 알겠어요." 


조용히 잎 하나를 땅위에 내려놓는 가장 가까운 복숭아꽃 속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나는 그것을 똑바로 지켜보았습니다. 

꽃술이 벌어진 틈으로 괴로워하면서 시 하나를 내려놓습니다.


지난 여름 내내 그 아이의 사지에서 뚝뚝 떨어지던 고통의 즙액들로 적셔진 복숭아꽃들이 

활짝 벌린 자기들 다리 사이에 폭음이 터지는 것을 듣고 있었습니다.   


"퍼렇게 변색되어 터질 듯 부풀어오르고 있는 것이 보이십니까?"


벽이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외롭게 부유하는 끝이 날카로운 가지가 내 망막 안으로 침범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이끼로 잔뜩 덮여버린 입술을 닮은 

결이 사나운 바위 위에 잠시 고인 간절한 달빛을 손으로 훔쳐 버리며 거기 키스하였습니다. 


얼굴에 달라붙는 까칠까칠한 넝쿨들과 손등을 길게 찢는 가시들잎과 잎이 중첩되어 무겁게 짓눌리는 색채의 세포들이 빽빽히 아우성치며  

내 앞을 가로막는 그것을 손으로 뚫으며 나는 안으로 깊이 더 깊이 들어갔습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10-01 13:53:34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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