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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뜯어 놓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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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6회 작성일 19-11-02 18:58

본문


나를 뜯어 놓고 보니


눈은 귀머거리

귀는 소경

코는 반벙어리

입은 절름발이

이 얼굴을 들고 너에게 갔다

그 얼굴로 나에게 너는 왔다

돼지목에 진주 처럼

애틋하고 아름다운 몸짓으로

핥고 안았다

만질 때 마다 작아졌다

쓰다듬을 수록 벅차오르는 이 태생의

부족함

부끄러움은 여린 목숨을 잇는 한 모금

생수 같았다

서글프고도 장엄한 먼곳의 의지를

더듬더듬 절룩절룩 읽는다

새는 허공의 사생아

꽃은 바람의 혼외자

쫒겨온 땅에서

이마의 땀으로 잉태의 고통으로

서로 부등켜 견디는 오늘이

기적과 실현의 늘 첫날이다

웃음을 받았으니 눈물로 갚는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11-05 11:34:07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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