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일(忌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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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680회 작성일 20-02-16 11:12본문
기일(忌日) / 최 현덕
정월의 비, 해마다 내리는
정월에 비는 아버지의 비,
1월24일 장삿날에 소낙비가 내렸다
여지없이 올해도 정월의 비,
비를 맞으며 법식에 따라
상 위에 진설(陳設)을 놓다가
오래된 진설(眞說)을 읽었다
진귀한 말씀이 조목조목 상 위에
엄숙하게 펼쳐졌다
홍동백서, 동조서율, 어동육서, 좌포우혜......
형과 싸웠다가 혼줄 난 아버지 회초리,
동쪽인데 왜 서쪽이냐며 고함친 아버지 회초리,
아버지의 말씀 저편엔 늘 회초리가 따라다녔다
상 위에 진설(陳設)이 모두 아버지 회초리
피멍이 가시고 남은 둥근 테 모양의 회초리자국이
해마다 정월의 비를 내리는 건
아버지 회초리엔 유통기간이 없기 때문이리
내가 죽어도
아버지의 오래된 진설(眞說)은 소장 할 것
三잔이 퇴주잔에 따라지고
‘읍’ 헛기침에 일상은 똬리를 튼다.
댓글목록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소 엄격했을 모습까지도
그리워지는건 그 모습의 진정성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올바름이라는
건강하신 모습 뵈오니 참 좋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익산으로 달려가
따뜻한 점심상 앞에 잔잔한 미소 띄우실
시인님과 함께하고 싶습니다ㅎ
이미 가 있습니다ㅎ
놓아주신 점심 마음가득 받습니다
단조로운 일상 건강하시고
미소 가득하실 바랍니다
힘내십시요^^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30번을 더 차린 아버지의 제례상이지만
늘 새로운 가르침을 읽습니다.
부모사후회, 후회 한들 뭔 소용이리오
계실 때 잘 모셔야지 상을 아무리 정성들인들 허사지요.
양시인의 마음 받으니 주말이 들뜸니다.
고맙습니다. 하시는 일에 복운 가득하시길 축복드립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날 조부님께 한문을 배우며 소학을 읽은 적이 있는데
제사는 자손들의 엄격한 정성이라 했습니다.
기일을 맞아 핏줄이 하나로 된 뜻 깊은 자리
정성스런 건배는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는 마음 같습니다.
존경을 보내오며 늘 행운을 빌어 드립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유의 풍습이 있기에 가족들의 상면이 이루어지는것 같습니다.
각박한 세상에 이럴 때 줄래줄래 모이지요.
따듯한 시인님의 마음 달달하게 받고 기분 좋은 날 입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제사를 한 해에 여섯 번 명절 두 번 치르다
간추려 제사 세 번 명절 두 번
그렇지만
아직도 헷갈립니다
진설이며
차례며
ㅎㅎ
너무 많아서 그런지
생각도 없습디다
그냥저냥
장손의 의무로다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그렇군요.
장손이시니 연중행사가 다분하시겠습니다.
각 지방마다 제례상 차리는 법식이 조금씩 다르더군요.
건강한 모습 뵙는것 같아서 더욱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백록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