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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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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92회 작성일 20-07-20 11:01

본문

붉은 마당



늙은 감나무 한그루

하루아침에 출생의 비밀이 밝혀졌다

장맛비는

근황을 부풀리고

믿기지 않은 듯 둥근 입을 오므리고

습기 가득 찬 개구멍 속으로

흔적을 감추려 한다

풋풋한 풋감 시절에 말할 걸 그랬어

붉은 마당에 한 발짝 들여놓기 전에

말할 걸 그랬어

붉게 익기도 전에

가시넝쿨에 콕콕 머리를 찧는 풋감을

차마 눈 뜨고 보지 못하고

애간장 부여잡고 돌아서는 동안

오랜 불경기에 꼭지 도는 김 노인

떫은맛 토해낸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7-26 12:46:58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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