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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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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46회 작성일 21-01-20 01:04

본문

 

촛불 



높지도 낮지도 않았다. 촛불 심지를 돋울 때면 

물거품은 투명한 입김은 언제나 가장 늦게 


어둠 위로 떠올랐다. 


그녀가 들렀다. 내 손 끝에 느껴지는 감촉은 

축축한 해초 같거나 혹은 칸나꽃 능소화처럼 

아타카마를 향해 달려가는 고원의 어지러움이 


가장 깊은 해협의 지난한 고독이 

어둠과 엉겨붙은 비취 (翡翠)의 우울증이 만져졌다. 그리고 


돌무더기들이 높이 쌓여있다. 진주조개의 난소 (卵巢). 중첩된 무거운 색채들. 그녀가 내 


가슴 위에 눕는다. 내 심장의 사분지 일은 그녀 때문에 죽었다. 금빛 지붕이 영롱하게 빛을 내뿜는 

내 심장은 그 사분지 일이 썩어 청록빛이 된 밥풀떼기꽃이다. 한가득 늘어진 연보랏빛 등나무꽃들은 


황홀하지만 

꾸리한 냄새가 나지 - 촛불이 내게 속삭인다. 촛불은 아마 내 속에서 썩어가는 


황홀로부터 온 듯하다. 이것 또한 심연의 한 부분일 터이니 


내가 파악할 길 없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1-01-26 12:26:2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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