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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를 그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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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1회 작성일 22-05-03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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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를 그릴 거예요

         하늘시

​원두막은 왜 하필,

동그랗게 맴돌아 별도 달도 볼일 보는 그 음침한 자리에

나의 콩알만 한 ​간을 짓고 살았을까요

생각을 골똘히 한다고요

수박의 머리라고 함부로 두드리면

금지 손가락 뼈마디가 잘 여물었는지 박수치며 터진 울음 빨갛게​ 뱉어 놓을지도 몰라요

검은 줄무늬에 침을 발라놓고 퉁 퉁 부어가는 간덩이가 ​인기척을 삼켰을 때

배 고팠던 시절의 위장이 꼬르 락 꼬르 락 호루라기를 불었어요

윗마을 호철이 놈의 꾀임이 수박 줄처럼 살 살 꼬드겨 감길 즈음부터

천리 길을 훤히 내다보는 보름달이

원두막 머리 꼭대기의 조종사가 되어 헬리곱터를 띄우고 말았어요

빛과 그림자의 확대경으로

겉과 속이 다른 설익은 우정 한 통이 우리의 품안을 집도하던 역사적인 그 날 밤

죄의 삯은 사망의 권세보다 붉게 피는

종아리 꽃 씨알에 새로운 교훈의 싹이 트기 시작했어요

어머니의 회초리가 돌칼에 으깨진 수박의 머리통보다 더 매섭게 종아리를 후려쳤어요 

겨드랑이를 잡아 당기는 벌칙의 귓볼에서 꼬질꼬질한 문장 한줄 매달려 태초의 시 한 소절 읊조렸어요

"개구리 뒷다리나 구워 먹을 걸"

어머니의 눈에 노을이 지는 걸 개구리 울음 주머니는 알아서 볼록거렸을까요

그날 밤

눈독에 겉만 핥아 놓은 수박서리는 사리문에 종아리를 닫고

그림 일기장에 반성문을 걸어 놓았어요

선생님은 일기장을 검사 하시고

참 잘했어요 꽝,

찍힌 종아리의 구도와 표현이 詩적이라며 수박 화채를 웃음에 쪼개어

교실 게시판에 타의 모범 죄명의 이름표를 달아 전시했어요

오랫동안 나는 게시판의 원두막에 매달려 개구리 뒷다리를 찾아 헤맸어요

호철이는 막걸리 심부름의 착한 행실을 그렸다는데 선생님은 어찌하여 검인 도장만 쿵 찍어 주셨을까요

친구들은 나의 종아리에 핀 수박꽃의 실상을 눈치채지 못했어요

시는 나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 다음 날 원두막에 갔을 때

간을 망보던 콩알이 배꼽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 다음 다음 날에는

심심한 달빛이 개울의 미끄럼틀을 타고 강으로 내려 와

조약돌을 주웠어요

물 수제비를 뜨는 피라미들이 수박꽃 주위를 맴돌며 정체성을 노출시키다 갈대 숲으로 숨었어요

일기장이 시를 그렸어요

수박없는 원두막을 초대해 조약돌과 수제비를 넣고 갈대국을 끓여 만찬을 베풀었어요

참 잘했어요가 그 해 여름을 맴 맴 뜨겁게 울었어요

나는 무엇을 잘 했을까요

시를 그릴 거예요

개구리 뒷다리를 구워 먹은 적 있어요 

​죄 많은 세상을 둥글게 읽다 보면 설 익은 수박 한 통 붉게 박수치는 참,

못했어도 

시를 그리며 익어가고 있는 낡은 원두막에

오래 오래 살고 싶어요 

​              

​             

​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5-06 08:01:48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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