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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부는 피리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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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09회 작성일 22-05-11 07:04

본문

 

아이가 부는 피리소리 



내 고향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밤이 되면 세상 모든 어둠이 흘러 내려와 

그 움푹한 곳에 잔뜩 고여 미동도 하지 않았다 한다. 


총각들이 밟아대라고 길에 묻었다는 처녀 무덤도 

꿈쩍도 않고 다만 흙 바깥으로 

길디 긴 검은 머리카락만 내밀었다고 한다.


그날 밤 신창읍 버스에서 내려 터덜터덜 좁은 산길을 걸어 달빛 

속으로 들어갈 생각에 

나는 짜증이 좀 났다. 

달빛이 귓속에 가득 차면 

미쳐버린다는 

귀뚜라미 청록빛 날개 비비는 소리가

내 고막 위에 붙어 새하얀 껍질 동그랗게 뒤집어쓰고 

끈끈한 점액 달팽이 한 마리 내 유년으로부터 기어오는 것이었다.

내 유년의 그 소녀는 몸을 웅크리고

길가에 초라하게 묻혀 있었다. 


그때 달빛에 섞여 풀피리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먼 숲이 한 눈에 들어왔다.

검은 나무들이 서로 다투어 하늘로 하늘로 솟아오르는데 

그 중 가장 높은 나무가 있었다. 

나무가 그 끝으로 눈부신 

보름달을 찌르자

아이 하나가 가지 끝에 앉아 

풀피리를 

불고 있었다. 


나는 마을을 향해 

희미하게 빛나는 길을 따라 숲을 지나쳐 갔다.

한참 간 후 뒤돌아보니 

아이는 여전히 거기에서 

풀피리를 달빛에 섞어 띄워보내고 있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5-16 08:02:4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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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풀피리를 달빛에 섞어 띄워보낸다는구절 참 좋네요.
한 행 한 행 읊어가며 느끼는 감정이 정화되는 듯 합니다. ㅎㅎ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코렐리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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