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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박힌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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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15회 작성일 22-05-14 04:22

본문

못 박힌 남자



그래피티가 가득 채워진 벽을 따라 걷다가 

갑자기 벽이 그치는 곳에서 꽃밭을 만났다. 녹슨 철조망 안으로 슬며시 내다보이는

 

공터가 그늘져 있었다. 대궁을 따라 빨간 물감들이 느릿느릿 흘러 내렸다.

산란한 햇살을 타고 마리화나 냄새가 흘러 왔다. 


그때였다.


뻣뻣하게 굳은 꽃 위에 누군가 가시관을 씌우는 것이었다. 저 유방 아래에는 차가운 

시체가 묻혀 있습니다. 누군가 점액질같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프리카에서 온 

목이 긴 기린같은 여자아이예요. 산탄총에 목이 


관통 당해 죽었습니다. 아프리카는 작은 무지개빛 터번을 


두른 이 아이를

벽화 안에 묻었습니다. 앙상한 뼈들이 피아노 건반을 미친 듯  


두들겨 댔습니다. 오, 아프리카. 자라다 만 풀들 사이에서 

목이 위태롭게 긴 기린들 배회하는. 아이는 폐선 속 긴 복도 안을 


돌며 시들어진 눈빛으로 몸을 파는

사이코트리아 엘레타 꽃들을 꺾었습니다. 족쇄 혹은 발목을 자른  


이 아이도 몸을 팔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찰싹이는 초콜렛의 파도를 따라 

구더기들이 일어나는 구릉, 나는 손목 부분에서 길게

  

녹슨 못이 빠져나온 벽을 바라보았다. 혈관 속이 빈 신호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흔들리는 그네줄이 조용히 피아노 


건반을 짚고 있었다. 멀리서 우르르릉 천둥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흙 위로 새하얀 손가락 뼈가  

돋아나 싹을 틔우고 있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5-16 08:02:4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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