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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사랑하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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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02회 작성일 22-07-24 08:38

본문

오, 사랑하는 아버지


물안개가 밤새 웅크렸던 몸을 푸는 시간 나는 오래된 다리를 건너 아버지의 푸줏간으로 갔다 선반 위 쇠고리에 축 늘어진 고깃덩이에서 아르노 강 그 습한 비린내가 내 유년의 기억들을 데리고 스멀스멀 옷섶을 타고 애벌레처럼 기어올랐다 할머니의 장례식에서 보았던 기다랗게 생긴 널처럼 어스름 속으로 곧게 뻗은 보석 거리에는 가로등 불빛이 산소호흡기처럼 쓰러져 누워있었다 침묵은 눈치 없는 암세포처럼 푸줏간 거세한 문틈 사이로 허락 없이 숭숭 기어들어와 선반 위 열병한 쇠고리에 비명처럼 매달린다 나는 오래된 함석으로 때워 만든 화로에 내 유년의 침묵이 비명으로 얼룩진 두꺼운 외투를 벗어 불을 놓는다 타닥타닥 껍질 터지는 솜털 같은 기억들이 공중으로 솟구쳐 천공으로 불티를 날리며 오래된 다리를 건너갔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7-26 09:05:07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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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崇烏님의 댓글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종일 아르노 강 건너려고 산소호흡기 달고
엄청 뛰었더랬습니다. ^^ㅎ비명을 낚긴 했는데
휴일이라....
오늘 하루 잘 보내셨는지요...콩트 시인님

시 잘 감상했습니다. 콩트 시인님 건안하시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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