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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60회 작성일 22-08-0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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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목청껏 비가 내리고 난 다음 미류나무 나뭇결마다 투명한 것이 스며들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빛의 막 아래 깊이 침잠한 나를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라 부를 수 있는가? 부드러운 너의 목소리와 초여름 풍경이 조응하는 아침. 운무가 마을 가까이까지 몰려와 강 기슭 은비늘들 바람에 잔뜩 떨며 날을 세웠다가 청록빛 물결에 보이지 않게 


섞여들었다가 내 의식은 오직 하나만을 보고 있을 따름이다. 어릴 적 나는 마을 우물에 가서 그 속을 들여다보길 좋아했다. 검고 깊은 우물 속에 황금빛 잔편같은 햇빛이 반짝이고 부서지는 것을 홀로


황홀해 하였다. 흙집에서 황톳빛 옷을 입고 살아가는 소녀를 사랑했다. 소녀는 새하얀 얼굴에 생글거리는 표정으로 우물가를 지나가는 것이었다. 또르르 굴러가는 개울물 안에 연록빛 피부에 둥그런 눈알이 황금빛인 청개구리가 있었다. 나는 소녀를 사랑하는 만큼이나 그 청개구리를 사랑했다. 


나는 내 시 속에서 그 청개구리를 해부했다. 그러자 소녀는 얼굴에 흘러내리는 그 창포잎들을 손으로 쓸어버리지도 않고 파스텔 가루 몽롱하게 흩지는 윤곽 안에 형체를 잃은 소녀는 우물 안으로 들어갔다. 숲이 흔들린다고 했다. 더 더듬어 들어가면 


숲이 흔들리는 소리는 사철 가느다란 빗줄기 내 주위에 쏟아지는 듯했다. 내가 청개구리를 우물 안으로 던져 넣었을 때, 소녀도 숲이 흔들리는 속으로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내가 어릴 적에는 시퍼런 바닷물이 당목까지 밀려 들었다는 소릴 들었다. 소녀는


빨간 비단동앗줄 파랑 비단동앗줄로 손목을 묶고서 당목의 일부분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 토정 이지함이 목 놓아 울었다는 


감나무 깎아 만든 생율이 아버지 모습을 닮은 듯 감나무 꼭대기까지 기어 올라가 두 날개 부릅뜬 까마귀 한 마리 


나는 시퍼렇게 변한 소녀의 뺨을 핥고 싶었다. 쓸쓸하고 간절한, 서로 만날 수 없는 두 갈래 비단이 함께 너울거리듯,


당목 앞에서 소녀의 영과 육이 겹쳐질 듯 겹쳐지지 않고 썩어가는 소리. 이쪽에서 보면 호랑이 같고 다른 쪽에서 보면 웅크린 쥐를 닮았다는 


산의 모습이나 내 모습이나 우물 속을 들여다보았던 것은 매한가지인데, 뼛속까지 시려 오도록, 


나는 빗줄기들이 산이며 들이며 우물 속까지 몰려 다니며 이미 바위들이 덮은 


내 어릴 적 사랑하던 소녀는 몇 송이 수줍은 산유화가 되어 쓸쓸히 꽃잎을 씻고 있을 것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8-06 09:04:0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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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적 우울이 찬란한 대지의 우수함으로 한 차례 더 가라앉는 모양입니다
영적 혼미가 생명 가닥의 찬연함으로 이입되면서 대기에서 빛나는 빛 갈래에 들려 합니다
또 다가온 지적 부름에 응하지 못하는 낙망이 영적 교만을 흔들어 자주적 영감을 농후하게 가라앉힙니다
순간에서 환희와 접속하는 행운이 함께 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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