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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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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하얀그림자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101회 작성일 16-02-27 10:35

본문

 

KFAlNJH9WTk.jpg

 

수도 끝엔 물이 달렸고

밥통 끝엔 불이 달렸다

물이 수도에만 있으면

불이 매달려만 있으면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이다

식구는 있고 가족은 없다


물이 좋아 물에 간 마누라 대신

아직 일지 않은 어린 불들을 위하여

쌀의 몸을 씻기고 밥통에 안친다.


물이 불을 만나 푸우푸우 끓는 소릴 들으며

온 세상의 물과 불이 다들 만나 밥을 만들 듯

사랑이 되는 거창함 대신

한 끼니의 아주 작은 사랑이 되기를 


"얘들아, 밥 먹자!"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3-03 14:58:50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채송화님의 댓글

profile_image 채송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습니다. 애들아, 밥 먹자, 라는 말이 너무 다정하게 다가옵니다.
참고로 김륭 시인의 '쌀 씻는 남자'도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참 적으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새롭게 오시는 분들은 이곳을 풍성하게 하리라.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하얀그림자2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얀그림자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초면은 아니구
한 칠팔 년의 세월을 얻고
다시 돌아왔더니 사이트도
제 무심함에 당신을 '차마' 잊었다기에
여직 숨쉬고 있음을 말씀드리구
돌아왔습네다.

안도현 식 '연탄'보일러는 드무니이곳에서 작은 불꽃이 되어
밥을 짓는 일에 일조해 볼까 싶습니다.

송화님, 활연 님,
글에서 뵙겠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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