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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자(五味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021회 작성일 16-03-29 12:05

본문

오미자(五味子)

 

이영균

 

 

산기슭이나 계곡, 수분이 많고 비옥한 땅을 좋아하오

드렁치기 갈잎 덩굴져 이웃한 나무와 엉켜 살며

한없이 빛을 갈구하오

 

남의 아픔에 약이 되어주려

잎의 겨드랑이에 몰래 연분홍이거나 희게 수줍은 사랑을 나누며

온갖 각고 끝에 긴 꽃받침(花托)에 붉은 열매로

송이를 이루는 결실을 보는 것이라오

 

맛본 이들은 오묘하다 했소

맛본 이들은 소갈증(당뇨병)이 사라졌다 했소

그로서 나는 다섯 가지 완성된 맛을 지니게 되었소

 

녹초가 되도록 혼을 녹여 이룬 신맛과

황홀할 만큼 살을 감싸 안은 단맛과

뼈마디마디 으스러뜨린 인내의 쓴맛과

짜고 짜서 쥐어짜도 피 한 방울 헛되이 않은 짠맛과

고초당초 시집살이보다 더 독한 생 탓에

눈물 쏙 뺄 만큼 매운맛이오

 

내가 덩굴져 끝없이 치닫는 것은

드높아 청청한 산이고

한없이 높고 푸른 하늘이고

넓은 바다요. 세상 갈구함이나

그보다 더 절절한 것은

내가 섬길 그대를 만나는 일이라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4-01 12:53:12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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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카프카007님의 댓글

profile_image 카프카007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게 좋은 시란 무릇 간단히 말하자면
자기가 쓰고 싶은 것을 이미 남이 훌륭하게 표현하여
세상에 빛을 보게 했을 때
아, 늦었구나 하는 한탄과 아쉬움이 절로 배어나오게 하는
그런 시가 아닐까 합니다
시인님의 시를 읽으며 그런 느낌을 받네요^^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카프카007 님 감사합니다.
남이 아직 발견치 못한 싯구나 형태를 찾아내기란
참으로 어렵지요. 해서 저도 늘 고심은 해 봅니다만
필력이 딸려서 좋은 글을 못쓰고 있습니다.
제 글을 좋게 이해해 주셔서 늘 고맙습니다.
좋은 글 많이 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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