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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시 버스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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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백은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41회 작성일 17-09-2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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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시 버스 안에서




일곱 시 
차가운 버스 유리창에 
머릴 기대고 앉아 
우러 난 입김을 불며 꼬물꼬물 
칠판에 꿈을 그리며 
열 두 시간을 다시 셈하곤 하는 밤이었다 

잔잔한 떨림에 스르륵 눈을 감다가도 
이내 덜컹거리는 딱딱한 유리창에 
깜짝 다시 깨어나 
밤거리의 희미한 불빛을 구경하며 
이 거리를 걷는 날 상상하곤 했다 

가로등 가로수 가로등 가로수 
길을 지나 
가로등 가로등 가로등 가로등 
길을 지나면 
이내 나오는 갈림길에서 
나는 언제나 저 어두컴컴한 
가로수 길을 걷고 싶었다 

하지만 일곱 시 
다시 꿈을 꾸기 까지 
스물 네 시간을 셈하는 버스 위에서 
덜컹거리며 불편하기 짝이 없는 버스 위에서 
입김을 불며 움찔움찔 
스르륵 다시 눈을 감는 
겨울 
버스 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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