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등교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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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정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466회 작성일 16-02-06 13:27본문
겨울 아침 눈 덮인 학교,
선생님의 마차 자국이 입구에서부터 언덕 위까지
길게 이어져 있었다
전쟁이라도 치루는 것일까
위풍당당 한 척 하며 그 뒤를 행군하는 학생들
눈을 뒤덮은 꼴이 패전병 이다
그들과 같이 매일같이 오르던 언덕을 놔두고
오늘은 운동장을 가로질렀다
거대한 성 같은 학교가 보인다
서로 붙어서 겨울을 장식하는 전나무들 사이로
듬성듬성 외각만 보였다
넝쿨들이 벽의 균열을 비집으며 오르고 있었고
여기저기 횃불을 달아 놓은 것 마냥
씨를 뿌리는 듯이 햇살이 새하얗게 깔린 눈에 반사되어
학교 곳곳에 심어졌다
시린 바람도 뒤로 한 채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이 곳에 정착해서 맞는 두 번째 겨울
학교는 아름다웠다
계절은 풍경을 창조했고
그에 걸맞게 학교는 항시 빛을 내 주고 있었다
내가 처음이었을까
아무도 흔적을 남기려 하지 않아서
가장 순결한 이곳에
한 발 내딛어 첫 발자국을 찍어본다
성벽에 내걸려 있는 시계,
생각해 보니 지각이다
댓글목록
강정관님의 댓글
강정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들 학교의 힘든 점을 보지마시구 자신의 모교의 아름다움도 분명히 있을테니 그 점을 봐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제 1년 남았네요. ㅎㅎ
백은서님의 댓글
백은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 앞부분을 읽을 때 나폴레옹이 러시아 정벌 하러 가는 장면과 학생들이 등교하는 모습이 겹쳐 보이네요,
그러면 강정관 님은 나폴레옹? ㅎㅎ
자유시인님의 댓글
자유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정관님 시는 항상 어른스럽네요 ㅎㅎ
잘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