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순정/김사랑 > 영상시

찔레꽃 순정/김사랑 


영희야,
니, 우째 잘지내노
어떻게 사는 지 소식한자 없더라
가시내, 소녀시절
어지간히 애간장 태우며
난 몰라라 속깨나 썩히더니
찔레꽃하얀 웃음에 빠져 살던 
지금도 그 때 생각 하믄
어디든 달려 갈낀데
상심한 고향하늘가 지금쯤
터건너 밭가 하얗게 피었다더라

고운 하얀꽃잎새
가시에 찔린 핏방울이 맺힌
머슴애 순정은 몰라줘도
잘 산다카 전해도
찔레순 꺾어먹던 추억
이제는 다 잊었다 해도
지금쯤 중년의 강을 건너가며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캐도
긴 생머리 낮달같은 얼굴
얼굴 한번 비치면 안 돼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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