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상은 강물처럼 (나의 칠십 년) ** 반디화 - 최찬원 > 영상시

 



회상은 강물처럼(나의 칠십 년)
               반디화/최찬원

호랑이 서식하는 두메산골에 태어나
해방이 뭔지 모르고 철부지로 자랐네

희미한 기억으로 끼니 다 챙긴 날 얼마며
손들 바라본 부모 마음 얼마나 아파했을까

전란에 피난시절 말 못할 고생 하시며
우리 남매 키우느라 얼마나 힘겨웠을까

고난의 역경을 넘어 삶음이 좋아질 때
아버님 떠나시고 가세가 기울었네

어머님과 동생 두고 살길 찾아 떠돌다
터전 잡은 곳이 지금 사는 곳이라네

낮에는 일하느라 그런대로 보냈지만
저녁엔 갈 곳 없어 노을빛 잡고 울었네

다행으로 가정 꾸려 슬하에 손 두고
여유롭진 못해도 앞날을 보고 살았네

이유같지 않은이유 삶이 바쁘단 핑계로
어머님 자두 뵙지 못함. 마음으로 사죄했네

그 가운데 세월 흘러 손이 타국에 사니
우리는 신혼처럼 둘만 외로이 지내다

오시기 싫어하신 어머님 모셔두고
늦으나마 정성 들여 마음껏 보살폈네

그 어느 날 뜻밖에 젊은 아우 보내고
슬픔에 찬 나날 한 잔술로 달랬네

혈육의 뼈아픈 이별 잊을 만할 때
어머님 여의옵고 몸 마음 다 허물어졌네

황혼에 물든 생 바랄 것 있겠냐 만
고희 지난 우리 내외 무탈하길 바라며

이역만리 살고있는 철부지 그 손(孫)들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네

어영부영 살아온 날 돌아봐도 멀잖건만
어언에 청춘가고 백발 되어 가슴 아프네

떠난 봄은 연연에 말없이 돌아오건만
인생 일사 환생불가라 생각하니 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