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그 속의 농군 / 최명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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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그 속의 농군
최명운
예전에 높고 낮으며 제멋대로 생긴 밭이었는데
덤프트럭으로 흙을 채우고
굴착기로 운동장처럼 평평하게 다듬은 밭이다
거기 십여 년 전 허리 굽은
할아버지는 손쟁기 잡고
할머니는 소가 되어 이랑 만들어
마늘, 감자, 고구마, 고추, 온갖 채소 가꾼
지혜의 땅이었는데
유산으로 자식에게 한 떼기 팔기 전 까지는 말이다
어쩌다 자식들이 쉬는 날
부모 돕는다고 경운기로 로터리 해놓으면
부모는
보슬보슬한 것이 금세 풍년이 열리는 거 같았다
풋마늘 한 움큼 대파 한 다발 뽑아 포댓자루에 담아
자녀들 차드펑크에 넣어주면
힘들게 일하지 말라며 사서 먹어도 된다면서도
불가부득 가지고 간다
쭈글쭈글 한 구릿빛 얼굴에
쟁기, 삽, 갱이, 호미로 농사짓던 시절은 전설이다
농사 지으려면 최소한 경운기에 로터리가 필수고
첨단 다목적 트랙터도 있어야 한다
인력 농사는 들꽃 한 송이 피는 것 보다 못하다
비옥한 땅에 식물이 잘 자라나는 법
보고 듣고 배워 얻은 지식이
견문을 넓히고 풍년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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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s7158님의 댓글

즐거운 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