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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꽃/김사랑



흐르는 가을노래가
귀두라미 도래인듯
달빛에 젖은 오동잎이 지는 소리인듯
가을의 강은 갈대 숲을 지나
바다에 이르는구나
어릴적 흐르던 물은
지금 흐르는 물은 아니고
오늘밤 뜬 별도 수억광년부터 시작 되어
지금은 소멸되었을지도 모르는
내게 오는 사랑의 빛이었구나
우리가 하나의 하늘을 머리에 이고
같은 시대를 살아간다는 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모를 인연의 뿌리가
모래알같은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자라나서
우리를 여기서 만나게 했구나
지금은 지는 낙엽들 아래로
개울물도 소리죽여 흐르고
피빛노을처럼 붉은 단풍잎이
지상의 노을처럼 정열로 태우고 나면
푸른 초록별이 뜨는 밤은 오누나
지나간 추억처럼 그리운 날은 아니어도
기다림의 눈물끝으로 부는 바람에
머리가 하얀 억새가 흔들리고
기러기는 남쪽으로 떠나가도
넌 내 가슴에서 피는 꽃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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