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산자락을 불태울 것 같은 예감 / 최명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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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산자락을 불태울 것 같은 예감 최명운 해가 뜰 무렵이면 거의 매일 산책길을 나선다 오늘은 태풍의 영향으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 우산을 들고 산책하려 했으나 엊저녁 산책하기도 하고 우산을 써도 센바람에 우산이 날아갈 거 같아 산책하는 것을 포기했다 동트기 전 산책할 때면 기분이 상쾌해서 좋다 해가 뜨면서 소나무 잎에 맺힌 이슬방울 햇살에 빛나는 모습은 금방이라도 소리를 낼 거 같은 금은 방울이다 들판의 강아지풀 산의 야생초 옷깃 적시며 높은 산 우중 등산할 때 안갯속 바위틈에 핀 붉은 산오이풀을 상상하면 왠지 가슴이 벌렁거림을 느낀다 계곡 가장자리에 핀 꽃향유와 쑥부쟁이 개미취를 오가며 박각시나방 활동적인 군무 살기 위한 수고겠지만 투명한 쪽빛 하늘에 오려 붙인 알록달록한 만산홍엽 순식간에 산자락을 불태울 것 같은 예감이다 인생이란 산 넘어 산이 아닌 산의 우거짐을 보고 그 나라의 부를 알 수 있는 소중한 우리 아름다운 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