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천망극/마파람/영상:향기초/포토:하나되미 > 영상시

 
 
 
 

 

 

 

  
 
 



기특하다 갸륵한 심성 참으로 효자로세

살아 계실 적 못한 효도 죽은 다음 하려 하니

산 생일은 몰랐어도 제삿날은 알겠구나

잊지도 아니하고 꼬박꼬박 기일 챙겨

삶고 무치고 지지고 볶고

홍동백서 좌포우혜 

어동육서 조율이시

두동미서 면서병동

대청 같은 교자상이 다리가 휘는구나



치워라 부질없다 

살아생전 물 한 그릇

그것이 단 것이지

새털 같은 이승 길도 하직하면 그만인데

혼백이 있다 한들 먹고서 갈 것이며

저승길이 지척인들 가지고 갈 것인가



벌어지게 잘 차리면 걸 판 지게 저 잘 먹고

변변찮게 못 차리면 없어서 저 못 먹지

흰쌀밥에 진수성찬 죽은 효자 필요 없다

소금 국에 꽁보리밥 살아 공양 더 낫더라.



** 홍동백서(紅東白西) (붉은 것은 동쪽 흰 것은 서쪽)

   좌포우혜(左脯右醯) (말린 것은 왼쪽 식혜는 오른쪽)  

   어동육서(魚東肉西) (물고기는 동쪽 육고기는 서쪽)

   조율이시(棗栗梨枾) (동쪽에서부터 대추, 밤, 배, 감 순으로 놓으며)

   두동미서(頭東尾西)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 

   면서병동(麵西餠東) (국수는 서쪽, 떡은 동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