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단밤 - 이종원님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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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털빠진붓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49회 작성일 17-05-14 13:5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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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빠진붓님의 댓글
털빠진붓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약단밤 (전문)
이종원
구름이 풀린 대낮
가로수 한쪽을 끌어안고
고가도로 아래 응달이
밤을 굽고 있다
시간이 춤 추는 사이
햇살은 차도와 인도를 헷갈리다가
신호가 멈추기를 기다려
종종걸음으로 발품을 판다
불꽃 위 쪼그라붙은 밤들이
뒤늦게 꽃을 피우려
탁탁 울음을 울다
차창에 걸린 바람을 타고
한웅큼씩 팔려나간다
지난 시간을 베어문 사람들
가시를 벗고 나온 초가을 햇살을
혀끝에 굴리다가
불꽃같았던 가을을 찾아내고는
기억의 둥지를 턴다
노란 속살이 햇살처럼 부서진다
kgs7158님의 댓글
kgs7158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멋진 글입니다
곧 가을이 오고 밤송이들이 토실하게 열리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