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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사의 시간 =장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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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3회 작성일 24-06-30 12:40

본문

막사의 시간

=장수진

 

 

우연히 만난 고양이는 접시를 핥고 있었다

다가가니 머그잔처럼 몸을 웅크렸다

이렇게 작아지다니

 

아이가 붉은 시클라멘을 꺾어 페인트 통에 담그곤

꽃의 색을 지웠다

 

그 폴란드인이 죽었다

2층 침대 위에서 뻗어 나온 앙상한 손목을 보자마자

모두가 알아챘다

 

투명한 수용소의 천장

 

하늘

짐승 같은 추위

 

 

   얼띤感想文

    참 재밌게 쓴 시다. 이 시는 시제부터가 범상치 않았다. ‘막사의 시간그러니까 어떤 전화번호가 생각난다. 5274 어떤 사채번호로 알고 있지만, 오입誤入 찍사다. ! 이런 번호를 쓸까 싶어도 누군가에 다가가고 싶은 마음은 굳이 김춘추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막사 막 싸,

    그렇지 우연히도 만났다. 이 시를,

    시집 한 권에서 딱 펼치니 이 시였다. 그러니까 운명의 시간 나는 고양이처럼 접-시를 핥고 있었다. 불과 몇 분 걸리지 않았지만 말이다. 머그잔처럼 직유다. 고양이가 머그잔처럼 웅크릴 수는 없다. 여기서는 회화적으로 흡입과 정독을 암묵적으로 그린 것이다.

    시 2연에서, 특이한 시어 하나를 고른다면 시클라멘이다. 덩이줄기 구근식물이다. 이는 소리 은유로 마! 시가 클라카믄 뭐 이런 뜻으로 착용한 것으로 필자 또한 전에 시베리아라고 응용해 본 일도 사실 있다. 꽃의 색을 지웠다. 꽃은 역시 아래층으로 시를 상징한다.

    폴란드인이 죽었다. , fall in love에서 fall, 떨어지다, 명사라면 가을 그런 fall. 란드land 땅이다. 하나의 시어로 많은 것을 담았다. 이 시어만으로 한 편의 시가 떠오른다. 김광균의 秋日抒情이다. 시 한 구절 빌려 쓴다면,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 포화에 이지러진 도룬 시의 가을을 생각게 한다.

    투명한, 시를 읽는 것과 감상은 역시 투명하며 명징할 때 이를 바 없는 일로 한쪽 뇌에서 바깥으로 훑는 어떤 찌꺼기를 말끔히 긁어간다. 한마디로 말하면 머리가 맑아진다. 수용소의 천장 히히 꼭대기 꼭짓점 하나가 무너지는 순간이다.

    하늘 / 짐승 같은 추위 뭘 잡아먹은 것도 아닌데 순간 얼었다. 여름은 끝났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98 장수진 시집 순진한 삶’ 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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