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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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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들 =김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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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50회 작성일 24-11-1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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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들

=김이강

 

 

그가 두고 간 가방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하필이면 화장실에 간 사이

시작된 이것은 무엇인가

 

테이블에 있는 와인을 모두 마시고

 

후에도 돌아오지 않았지

 

그를 기다려야 하는데

값을 치러야 하는데

식당 주인은 자꾸만 그냥 가라며

문을 열어준다

 

물을 흘리는 당신 가방을 안고

갈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말을 잃은 것들이 잠깐 동안 열린다

입구로 들어왔다 출구 없이 사라지는

 

 

   문학과지성 시인선 596 김이강 시집 트램을 타고 95p

 

 

   얼띤 드립 한 잔

    시제 깃털들은 검정을 상징한 시제다. 검정을 대표하는 깃털과 털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깃털은 새의 몸에 난 것으로 뼈대가 없다. 공간이 생긴다. 그가 두고 간 가방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가방은 마음을 담고 비우는 시적 장치다. 물이 떨어진 곳은 바닥에 닿은 마음으로 깊고 수척한 면모를 살핀다. 하필이면 화장실에 간 사이 시작된 이것은 무엇인가? 여자에 관한 관심과 배려가 없는 남자로 시에 이르기에는 마뜩잖아 보인다. 테이블에 있는 와인을 모두 마신다. 시에 쓴 와인은 포도주가 아니라 누워 있는 자를 환치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그러니까 시를 읽는 상황적 묘사다. 후에도 돌아오지 않고, 없던 영혼을 있게 만드는 일은 시인의 일이겠지만 여간 힘든 작업이 아닐 수 없겠다. 그를 기다려야 하는데 값을 치러야 하는데 식당 주인은 자꾸만 그냥 가라며 문을 열어준다. 그러니까 그는 영혼을 제유한 지시대명사다. 값을 치른다는 건 샀으니까 대가를 주고 싶지만, 식당 주인은 문을 열어준다. 식당 주인은 음식을 조리하는 곳의 주인장이니까 음식을 하나의 개체로 보면 식당은 전체의 이미지가 크다. 시집을 제유한다. 문을 열어준다는 말, 계속 마음을 펼쳐 보이는 행위다. 물을 흘리는 당신 가방을 안고 갈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물론 바닥이다. 지면에서 꼿꼿하게 선 펜촉 날만 서 있겠다. 말을 잃은 것들이 잠깐 열린다. 다시 생각하는 그 남자, 그러니까 예의도 없는 것 입구는 있었으나 출구가 없는 그였다. 나를 꺼버리고 혼자 무작정 가버린 사람 어디서 밥을 먹고 있겠지. 아마도. 제대로 된 물건이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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