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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박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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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3회 작성일 24-11-15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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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박세미

 

 

    뼈와 살 사이를 긁어내리는 손의 감각 속에서

    칼날은 떨고 있다

 

    손가락을 겨누지 않고도

    손가락을 벨 수 있다는

    믿음은 우리에게 없고

 

    회칼이 지나간 광어의 한쪽 면은

    피 없이 희다

 

 

   문학과 지성 시인선 594 박세미 시집 오늘 사회 발코니 28p

 

   얼띤 드립 한 잔

    시제 실수는 말이나 행동이 예의에 어긋난 것을 말한다. 뼈와 살 사이를 긁어내리는 손의 감각 속에서 칼날은 떨고 있다. 뼈는 색상으로 보면 희고 굳은 물질이면서 무엇을 지탱한다는 느낌을 부여한다. 그런 거 보면 시를 제유하며 시 고체성을 대변한다. 살은 뼈에 붙은 물질로 색상은 누렇거나 붉은 물질로 덮여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런 물질은 또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면서 시를 읽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긁어내린다. 손의 감각 속에서 말이다. 손은 이을 손으로 생각해도 되겠지만, 손맛은 역시 장맛이다. 여기서 논하는 장맛은 장맛이 아니라는 것쯤은 익히 알아야겠다. 노는 물이다. 지금 나는 놀고 있으니까! 이 황금 같은 금요일 자위를 하니까, 그것도 청하 한 병 까면서 흐으. 칼날은 떨고 있다. 칼날은 면도面刀. 남자가 아침마다 미는 수염의 그 면도가 아니라, 면도- 종이에 서린 칼 말이다. 손가락을 겨누지 않고도, 손가락을 벨 수 있다는, 믿음은 우리에게 없고, 손가락은 수지手指. 수지는 앞에 얘기한 손의 감각과 연결되며 장맛과 부합한다. 흐으 믿음은 역시 남자에게 있다. 거저 그가 따르는 대로 있을 수밖에 없는 처지, 회칼이 지나간 광어의 한쪽 면은 피 없이 희다. 회칼, 돌고 되돌고 돌아가고 다시 또 오고 여러 번 칼질을 당하면서도 광어, 넓고 넓은 존엄의 그 위치 말 한마디에 뭐 어쩌란 말인데 속은 그냥 확 뭉개버리고 싶었지만, 참고 다지면서 청하를 마시는 밤, 피 없이 희다는 것, 피가 잘 돌아 불끈 달아오르는 일이라도 있었으면 이렇게까지 손가락을 다지고 손을 어루만지는 일은 없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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