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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조현3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96회 작성일 20-06-0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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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기


의자의 반쪽을 비워놓고
반쪽에 앉아 보셨나요 이것은 나와 당신이 만나는 오래된 방식

당신은 어디에 있을까요
나는 당신의 어디에 있을까요

짙은 안개의 호흡을 내뱉으며
호수의 수심을 재고 있는 갈대의 자세로
그대와 나의 행간에 발을 담그고 수심을 재고있는 문장부호들
끄덕이는 걸까요 아니라는 걸까요

수심이 깊을수록 직선도 곡선도 아닌 비문의 표정들
얼마나 소용돌이쳐야
수심에 잠긴 직선과 곡선의 표정이 수면위로 올라올 수 있을까요
얼마나 흘러가고 덜어내야
비문의 표정을 걷어낼 수 있을까요

어디에 있을까요
기울기를 따라 흘러가면 만날 수 있을까요

흐른다는 건
기울기가 다른 직선과 곡선 불균형의 균형이에요
직선은 곡선이 아니어서 슬프고, 곡선은 곡선이어서 슬픈
마음을 기울여 기울기를 알아가는 거예요

스민다는 건
이별한 마음을 등 뒤에 둔 채 처음 걷는 몇 발자국 만에 그리워져서
한참을 멈춰서 가지 않는 것일 뿐
다시 헐거워진 몸으로 끝의 밖으로 흘러가는 거예요

너를 배웅하는 그 때마다
방금 이별을 한 것 같은 숱한 밤을 기억해요

내가 흘러 도착한 이 밤이 네가 남긴 너의 밖이라면

우리 흘러ㅡ 끝의 밖, 강물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6-05 11:37:5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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