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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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가위 같은 밤이 내린다. 입술로 세상을 잘라내고 싶은 충동, 그 관성은 오래도록 날카롭다. 나는 지난 몇 해 간 장님이 되었다. 소리가 나의 세상이었다. 모서리로 내쳐져 떨어질 똥 말똥했다. 가끔 아슬아슬했다.
그런 날의 어디를 끊어야 할지, 어디를 끊을 수 있을지 몰랐다. 총소리 같은 빗방울이 탕탕하고 내리면 나는 덜덜 떨면서 그런 날을 상상한다. 모든 것의 가위가 모든 것을 쫓고 잘라내는, 모든 것의 가위가 모든 것으로 가위가 되는. 몇 발자국 걷다가 넘어져 아이코! 상상이 산산이 깨지고 소리가 복받친다. "거 조심 좀 하쇼!" "네네 죄송합니다."
가위 같은 밤의 하나뿐인 주인. 나는 다섯 걸음이면 벽에 부딪히는 집에서 소리의 눈을 자른다. 게서 기만을 펼쳐 보인다. 모든 것의 가위가 모든 것을 쫓고 잘라내는, 모든 것의 가위가 모든 것으로 가위가 되는, 가위로 잘라 보이는 세계, 안개등의 경박함을 자르고 모든 것이 단지 가위의 밤과, 밤으로 직조된 정언, 세계의 유일한 선고자로서. 나의 칙령이 무게가 되는. 가위. 나의 집은 소리를 마침내 자르는 집이다.
가끔 가위의 비가 그치고, 알람 소리가 쨍쨍거린다. 철렁한 생각이 든다. 기상한 나체에 수염과 머리카락이 나처럼 자랐다. 참새가 짹짹 울음을 낸다. 유리창을 부순 햇살이 방을 점령한 아침. 깨어났다. 7월의 가난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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